신한은행도 홈플러스 당좌예금 계좌 막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어음이 10일 처음으로 은행권에서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이날 당좌거래가 전면 중지됐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당좌거래중지자 조회 페이지에 홈플러스를 새로 등록·공지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홈플러스 주거래은행인 SC제일은행이 홈플러스 어음을 최종 부도 처리했다고 알려왔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당좌거래정지자로 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 만기를 맞아 부도난 것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CP(기업어음)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된 만큼, 유동성이 남아 있더라도 매출채권 등을 먼저 갚기 위해 금융기관 관련 채무는 일단 변제를 뒤로 미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금융기관 보유 CP라도 일부는 셀다운(재매각)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넘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경우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좌예금계좌는 회사나 개인사업자가 은행에 지급을 대행시키기 위해 개설하는 계좌로, 이 예금을 바탕으로 은행은 수표·어음 등을 발행하고 이 어음이 돌아오면 예금주 대신 대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시간 이체 등이 발달해 당좌거래가 예전만큼 많이 활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도 현재 신한·SC제일은행 정도만 홈플러스와 당좌거래 실적이 있고, 이외 다른 은행들의 경우 아예 홈플러스와 당좌거래 자체가 없는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당좌거래정지자로 조회되는 만큼, 당행도 내부 규정대로 홈플러스의 당좌예금 계좌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날 신영증권 등 홈플러스 단기채권과 관련한 증권사·자산운용사 20여곳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첫 공동 회의를 열었다.
홈플러스 채권은 카드 대금채권을 토대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모두 6천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채권은 애초 회사 신용등급이 낮아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대부분 물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끌린 개인과 법인 투자자에 소매 판매된 것으로 본다.
특히 금투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ABSTB의 채무 성격 판정이다. ABSTB는 마트사 카드 대금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금융 채무와 상거래 채무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시작하며 금융채무의 상환은 미루고 상거래 채무는 정상적으로 갚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ABSTB가 금융 채권으로 분류되면 여기에 돈을 넣은 개인·법인 투자자들은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증권사들은 이 경우 홈플러스 ABSTB를 둘러싼 위험을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채권을 팔았다는 '불완전 판매' 논란에 빠질 공산이 작지 않다.
이날 회의에서는 ABSTB가 물품 구매 대금을 기초로 한 채권인 만큼 상거래 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명에 최선을 다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과를 쉽게 낙관할 수 없다.
홈플러스 ABSTB 투자자들은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12일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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