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복학, 개개인 선택 존중해야…'무언의 강요' 안 돼"

입력 2025-03-10 13:54:18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명예회장, 학술대회 기자회견서 입장 밝혀
"선택의 여지를 주자는 뜻…투쟁 멈추라는 의미는 아냐"

7일 대구 시내의 한 의과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7일 대구 시내의 한 의과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현재진행형인 의대생의 수업 복귀 문제와 관련 개개인의 자율적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의료계에서 나와 화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명예회장은 전날 있었던 외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생이 휴·복학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의정갈등 초기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대상에 오를 정도로 전공의 등 젊은 세대 선택을 지지해 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명예회장은 "개인 사정으로 복학해야 하는데 눈치가 보이고 따돌림을 당할 것 같다고 호소하는 의대생들이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도, 교수들도 이를 거론하지 않는다"며 "따돌림이나 압력 여부를 떠나 의대생 전체가 일시에 수업을 듣지 않기로 선택한다는 것은 공산주의 사회나 북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대생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유의지로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 말의 뜻이 휴학 투쟁을 멈추고 대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명예회장은 "의대생이 본인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무언의 강요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유급, 제적, 경제적 사정 등으로 졸업이 필요한 학생들이 눈치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나중에 문제가 될 상황이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에 대해서도 '증원 0명' 등 숫자에 목맬 것이 아니라 기피과가 처해 있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라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그간 정부가 의사를 돌팔매질하고 의대생과 전공의를 괴롭히는 방식으로 문제를 외면하면서 신뢰를 잃었기에 의대생도 선택의 여지가 사라졌다"며 "오로지 젊은 세대만 피해를 보고 있는 이 악순환을 멈추지 않으면 의사는 멸망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