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로 악화된 여론이 인수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 말 정기 주총을 열 계획이다. 여기서 MBK연합과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이 걸린 이사회 구성 문제를 놓고 의결권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순환출자 고리 형성을 통한 상호주 의결권 행사 제약이라는 카드로 최대 주주인 영풍의 손발을 묶고 진행한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 선출 등 모든 안건에서 고려아연 경영진의 제안이 관철됐다.
하지만, MBK 연합이 반발해 낸 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지난 7일 해외 손자회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고리로 상호주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양측은 다시 원래 지분대로 의결권 맞대결을 하게 됐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로, MBK·영풍 연합이 많다. 다만, 집중투표제 아래서도 지분이 많은 MBK 연합 측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MBK연합이 이사회 절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주총 격돌을 앞두고 양측은 벌써 수 싸움에 들어간 상황이다.
해외 손자 회사를 동원한 순환출자 고리 활용 길이 막힌 최 회장 측은 행여나 국내 회사를 동원해 순환출자 고리를 재형성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영풍은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526만2천450주(지분 25.4%)를 신규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시가로 4조원에 가까운 자산을 출자해 고려아연 측의 순환출자 고리 형성을 통한 재공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로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이번 인수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전력을 다해도 힘에 부칠 MBK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비철 분야 국가기간 기업인 고려아연 인수전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도 나온다.
고려아연이 쥐고 있는 기술력과 2차전지 공급망 기여도를 고려했을 때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이차전지 전구체'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은 상태다. 정부는 향후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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