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항모 입항에 반발…김여정 "전략적 수준 행동 검토"

입력 2025-03-04 07:50:08 수정 2025-03-04 09:35:33

"美, 핵전쟁억제력 강화 명분 제공"
"우리의 의지·능력 시험하지 말아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미군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의 부산 입항에 반발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4일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이 북한을 향해 "안전상 우려를 무시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위들을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이려는 자기의 의사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전략적 수준의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칼빈슨함은 미국의 세 번째 니미츠급 항공모함으로 같은 항모강습단 소속의 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 구축함 스터렛함과 함께 지난 2일 부산에 입항했다.

미군 항모의 국내 입항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8개월 만으로, 지난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김 부부장은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개최한 점 △한국·미국·일본이 지난달 15일 한반도 인근 공해 상공에서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공중 훈련 △한미 연합이 지난달 21~24일 원주기지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쌍매훈련' 등을 자신들에 대한 대결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칼빈슨함 입항, 핵잠수함 알렉산드리아 전개 등을 통해 전략 자산들을 상시 배치 수준에서 한반도에 투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 실시될 미일한해상훈련과 프리덤 실드 합동군사연습(한미 합동군사연습·FS)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고조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무모한 과시성, 시위성 망동들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행동을 동반한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의 무한대한 강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만히 앉아 정세를 논평하는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해 군사적 힘의 시위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시험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는 트럼프 행정부 대북 정책 비난을 통해 미국 새 정부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