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관, 시민주간 특별 기획 '대구문학로드' 운영
"지역 역사·문학 자긍심 갖고파" 시민 15명 참여
전문 해설사 동행…코스별 생생한 설명과 함께 투어
27일 개관 '대구형무소 역사관' 방문, 이육사 첫 옥고
올해는 대한민국이 주권을 회복한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뜻깊은 시기인 만큼 3·1절을 앞두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분들을 돌아보는 행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에서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에 해당하는 2월 21일부터 학생들이 주도한 2.28민주운동이 있었던 28일까지를 시민주간으로 정하고 이를 나라가 어려울 때 지역의 저항운동을 선도해온 시민정신을 되새긴다.
이에 대구문학관에서도 시민주간을 맞아 대구문학로드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부터 2·28민주운동 등 근현대사 속 작가들의 민족정신을 느낄 수 있는 발자취를 따라 걷는 도보여행 프로그램으로 이번 특별 기획 코스는 기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확대 운영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대구문학관에서 출발한 문학로드에는 선착순으로 모집한 15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가족 단위 2~3팀, 50대 이상 시민들이 주를 이뤘다. 김미조(62) 씨는 "지역의 역사와 문학에 대해 잘 알아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신청 계기를 밝혔다. 해설에는 장삼남 문화해설사가 동행했다.

문학로드는 대구문학관-한국전선문화관-2·28기념중앙공원-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대구형무소 역사관(삼덕교회 2층)-이육사기념관 코스로 진행됐다. 문학 전문 해설사는 장소마다 얽힌 특정 인물과 각 인물들이 펼친 '시대적 소임'에 주목했다. 출발지 대구문학관에서는 일제강점기 우국지사의 역할을 도맡았던 현진건, 이상화, 이육사 세 시인의 흔적을 살폈다. 일제강점기 당시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현진건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의 유니폼에 그려진 일장기를 지우고 신문에 게재한 '일장기 말소사건'을 초등학생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생생하게 설명했다.


이어 발길을 대구 도심에 위치한 2·28기념중앙공원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옮겼다. 특히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는 올해 서거 80주기를 맞은 저항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해 조지훈, 박목월 시인 등의 시비가 세워져있다. 이곳에선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김광제 선생, 패물로 국채보상금을 헌납함으로써 한국 근대 여성운동의 시초가 된 남일동 7부인회의 시대적 소임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27일 개관의 '대구형무소 역사관'도 코스에 포함됐다. 옛 대구형무소 사형장 터에 자리한 삼덕교회 2층에 위치한 이곳은 이육사 시인의 첫 옥고이자 순국 애국지사 5천여 명이 수감됐던 가슴 아픈 장소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육사 시인과 가족의 생가가 있던 곳에 자리한 이육사 기념관을 들리며 투어를 끝마쳤다. 3·1절을 지나 다음 달 2일까지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은 '나의 독립선언문' 쓰기에 참여할 수 있다. 작성된 독립선언문은 행사 종료 후 느린 우편으로 수신자에게 발송된다.
친구들과 함께 문학로드에 참여한 우춘홍(64) 씨는 "대구 곳곳이 애국지사의 흔적들로 스며있다는 걸 확인한 의미있는 여행이었다"라며 "타지에서 대구에 오는 사람들에게 안내해도 좋을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자녀를 포함한 7명의 가족들과 함께 투어를 마친 김미정(40대) 씨는 "일반적으로 박물관이나 기념관에 가서 해설을 듣는 식이라면, 관련 장소를 걷고 눈으로 확인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아이와 나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문학관에서 운영하는 '대구문학로드' 프로그램은 올해도 10인 이상 단체를 대상으로 상시 운영하는 수시 투어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정기 투어로 진행된다. 사전 예약 신청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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