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캘리포니아주 자택에서 숨져, 지병 앓고 있어
평생 케네디 전 대통령 지키지 못한 죄책감 시달려
재클린 여사의 2차 사고를 막는데 결정적 역할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막지는 못했지만, 사건 당시 영부인 재클린 여사의 생명을 지킨 비밀경호국(SS) 요원 클린트 힐이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힐이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울혈성 심부전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힐의 무용담은 62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가 지붕이 없는 리무진을 타고 텍사스주 댈러스 중심가인 딜리 플라자를 통과할 때 바로 뒤차량에서 보조 발판에 올라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의 총알에 맞은 뒤 목을 움켜잡는 모습을 본 힐은 곧바로 리무진 방향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가 리무진에 도달하기 직전 암살범이 쏜 또 다른 총탄이 대통령의 머리를 관통했다. 재클린 여사는 총탄 때문에 리무진 뒤편으로 날아간 남편의 두개골 일부를 잡기 위해 좌석에서 일어나 차량 트렁크 쪽으로 기어오른 상황이었다.
리무진에 올라선 힐은 재클린 여사를 다시 좌석으로 밀어 넣은 뒤 암살범의 또 다른 총탄에 대비해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를 몸으로 보호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절명했지만, 힐은 사건 발생 13일 후 비밀경호국을 감독하던 재무부로부터 포상을 받고 승진했다.
힐이 순간적으로 리무진으로 뛰어들어 재클린 여사를 좌석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급가속을 한 차량 트렁크에서 추락한 뒤, 뒤따라오던 경호 차량에 치이는 2차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백악관 직원들의 증언이었다.
이후 힐은 비밀경호국의 부국장까지 올랐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탓에 43세 때인 1975년 사직했다. 그는 사직 직후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0.5초나 1초만 빨리 반응했더라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암살범의 총탄에 대신 맞고,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힐은 지난 2004년 비밀경호국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1990년 암살범이 총을 쏜 건물을 직접 둘러본 결과 내가 무엇을 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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