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뒤흔든 '尹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대한민국을 지키자"[종합]

입력 2025-02-08 18:43:26 수정 2025-02-08 19:19:45

경찰 추산 5만2천명 모여들어...동대구역 일대 북새통
전한길·김성원 "비상계엄 재평가 돼야...헌재 편향성도 문제"
이철우·윤재옥·이만희·추경호 등 지역 정치인도 참석해 눈길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8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단상에 오른 전한길 강사와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 김성원 대표 등은 윤 대통령 계엄의 정당성과 헌법재판소의 좌편향 문제 등을 지적하며 대통령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도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전국 각지서 모인 구름인파...경찰추산 5만2천명 모여

이날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뿐 아니라 서울‧부산‧구미‧포항‧상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첼로나 꽹과리 등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민주당 NO 카톡검열',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들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광장으로 나온 40대 여성 김모 씨는 "전한길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집회에 나오게 됐다"며 "나라가 공산주의로 넘어가다시피 하는 것 같다.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의 모습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고령층뿐 아니라 20·30대 청년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강민수(31) 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비상계엄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정말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들어 9번째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대구경북 시민들의 목소리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에서 온 임재형(28) 씨는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 변론 과정을 보면서 계엄이 정당했다는 생각을 더욱 갖게 됐다. 문형배 재판관 등 편향된 재판관들이 공정한 재판을 할지도 의문"이라며 "어떻게든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생업을 뒤로하고 대구로 왔다"고 했다.

집회가 예정된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동대구역 일대는 극도로 혼잡해졌다. 동대구역‧신세계백화점 이용객들과 집회 참가자들이 뒤섞이면서 광장에선 인파를 헤치며 이동해야 할 정도였고, 역과 백화점 내부 식당가에서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경찰 추산 5만2천명의 사람이 몰리면서 광장 일대는 한때 통신이 원활하지 않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주말 부산역 집회 당시 통신이 마비돼 열차표를 확인해야 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컸다"며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인원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몰렸다"고 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전한길·김성원 등장하자 집회 분위기 화룡점정

이날 집회 분위기는 전한길 강사와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 김성원 대표가 연단에 오르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윤 대통령 계엄의 정당성과 헌법재판소의 좌편향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척결을 위해 선관위 뜯어고치겠다고 목숨 걸고 계엄령 선포한 분"이라며 "남들과 같이 잘 살아보는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소원이었다면 나의 소원은 탄핵무효"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좌편향 돼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재판관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미선 재판관의 남편과 권순일 전 재판관의 관계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밝혔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뒤이어 전 강사가 무대에 오르자 집회 참가자들은 연신 그의 이름을 외쳤다. 전 강사는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다시 살려내실 역사의 주인공이다. 지금 우리는 교과서에 실리게 될 새로운 역사를 여러분들이 만들어가고 있다"며 화답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10%였던 대통령 지지율이 60여 일간 탄핵 정국 속 지난 부산역 집회 후 50%를 넘겼고 오늘이 지나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를 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내란이 아니라 거꾸로 우리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모두 마비시키려는 거대 민주당이 바로 내란의 주체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을 일깨우고 그동안 감춰졌던 언론의 편파보도, 법치와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부지법, 편파적인 재판들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려준 계몽령이라는 것에 시민들이 동의할 것"이라며 "비상계엄령이 아니라 비상계몽령이라 100%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다음 달 1일까지만 '스피커'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전 강사는 그 이후에도 관련 활동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학원 강의로 돈 잘 벌다 갑자기 이런 목소리 내니 신변 위협도 받았다. 그러니 아내가 그만하라 하더라. 그래서 집회는 삼일절까지, 방송은 다음 주 수요일까지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우리 가족들이 와있다. 여보, 용서 좀 해주라. 우리 윤 대통령 탄핵 기각시키고 직무복귀해서 우리 대한민국을 살려내고 국가 시스템 정상화될 때까지, 끝까지 갈 수 있게 봐 달라"고 했다.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 등이 연단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도 잇따라 모습 드러내

이날 집회에는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민의힘의 윤재옥(대구 달서을)·이만희(영천청도)·추경호(대구 달성)·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김승수(대구 북구을)·권영진(대구 달서병)·이인선(대구 수성을)·정희용(고령성주칠곡)·이달희(비례)·우재준(대구 북구갑)·조지연(경산) 의원,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철우 지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는데 혼자서 따뜻한 방안에 있을 수 없었다"며 "지역민들에게 간단한 인사말만 건네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집회 단상 위에 오르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르며 그를 반겼고, 이 지사는 애국가 1절을 부르며 인사를 대신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오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있는 강대식 의원은 "마음이 동한 의원들끼리 개별적으로 참석했다"며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지역 여론 파악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승수 의원은 "좌파의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에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바로 세우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추운 날씨에도 찬바람이 부는 광장에 나온 애국 시민들께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달희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이미 수차례 탄핵 관련 법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었다"며 "오늘 집회에 대구경북 시도민이 많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마음을 함께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조지연 의원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오게 됐다"며 "시민들의 여론을 잘 청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