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류시태 경북고 교장 야구부에 1천만원 기부

입력 2025-02-05 16:34:40 수정 2025-02-05 18:10:28

40년 교단 떠나며 후배 사랑 실천…"제2 도약 최고 명문 성장했으면"
재임 기간 야구장·헬스장 등 시설 현대화 앞장
경북고 야구부 후원 계좌에 20년간 자동이체도

류시태 경북고 교장이 40년 교직 생활을 떠나며 학교 야구부 발전기금으로 1천만 원을 기부했다. 류 교장이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우승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김영경 기자
류시태 경북고 교장이 40년 교직 생활을 떠나며 학교 야구부 발전기금으로 1천만 원을 기부했다. 류 교장이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우승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김영경 기자

류시태 경북고 교장이 40년 교직 생활을 떠나며 학교 야구부 발전기금으로 1천만 원을 기부했다. 김영경 기자
류시태 경북고 교장이 40년 교직 생활을 떠나며 학교 야구부 발전기금으로 1천만 원을 기부했다. 김영경 기자

"저 친구는 투타를 다 하나?" "구속은 얼마 나와?"

5일 경북고 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 선수가 공을 던지자 교장 선생님이 눈을 반짝였다.

40년 교직 생활을 떠나며 야구부에 거금을 쾌척한 류시태 경북고 교장 이야기다. 류 교장은 6일 퇴임을 앞두고 학교 야구부에 1천만 원을 기부했다.

류 교장의 모교는 경북고가 아니지만 학교와 인연이 많다. 1999년부터 4년간 수학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고 아들도 경북고 출신이다. 야구 명문 고교인 대구고·경북고에서 14년간 근무하며 야구에 대한 애정도 많이 쌓였다.

그는 "학생들이 힘들게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금이라도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경북고가 제2의 도약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학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교장으로 부임한 2021년 이후 경북고 야구부는 우수한 성과를 많이 거뒀다. 2023년 전국 4대 고교야구대회인 청룡기에서 30년 만에 우승했고,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비수도권 고교 최다(6명)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경북고 실내 야구연습장에서 야구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김영경 기자
지난해 11월 준공된 경북고 실내 야구연습장에서 야구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김영경 기자

이러한 과정에는 류 교장의 야구부에 대한 열정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3년 6개월의 재임 기간 동안 야구장, 라커룸, 헬스장 등 교내 시설 현대화에 앞장섰고 학교 숙원 사업이었던 실내 야구연습장도 지난해 준공했다.

경북고 야구부 주장 3학년 신지후 학생은 "추울 때도 밖에서 훈련하느라 부상이 많았는데 실내 연습장이 생겨 훈련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교장 선생님의 지원에 힘입어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경북고 야구부 감독도 "학생들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하시며 어느 교장 선생님보다도 야구부에 대한 애정이 많으셨다"며 "서울·부산 등 타 지역 경기도 자주 찾아와 학생들을 격려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인 전미르 선수를 꼽았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투타를 겸하며 청룡기 우승의 주역이었다"며 "미르를 중심으로 야구부가 좀 더 성장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류 교장은 청룡기 우승 이후 매달 1만 원씩 자동이체 되는 야구부 후원 계좌를 직접 개설하기도 했다. 1호로 가입해 20년간 자동이체를 해둔 상태다. 동문들에게 후원을 독려해 현재 137명이 모였다.

이러한 기금들이 우수 학생 선수 발굴·육성을 도와 프로야구 선수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프로 구단 지명 선수를 많이 배출한 학교일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이는 후배들의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선수들을 배출하는데 경북고가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