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신청사 예산 연속 칼질 배후에는 국민의힘 지역당협(?)

입력 2025-02-05 14:50:29 수정 2025-02-05 16:21:57

"삭감 찬성의원 '당 지시' 언급 명확한 삭감이유 내놓지 못해" 당 측은 "당과 무관...각자 판단"

지난 4일 상주시보건소 대회의실에서 상주시의회 정길수,강경모, 김 호(왼쪽부터)시의원이 상주시 통합신청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도현 기자
지난 4일 상주시보건소 대회의실에서 상주시의회 정길수,강경모, 김 호(왼쪽부터)시의원이 상주시 통합신청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도현 기자

경북 상주시가 추진 중인 통합신청사 건립 사업이 지난해 다섯 차례 연속 시의회 문턱에서 좌절되며 시와 의회 간 갈등(매일신문 2024년 11월 28일 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상주시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한 예산 삭감을 중단해야 한다"며 상주시의회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관련 예산을 삭감한 배후로 국민의힘 상주문경당협을 지목했다.

강경모·김호(이상 국힘)·정길수(민주당) 시의원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염원인 통합신청사 건립을 위한 필수 절차인 행정안전부 타당성조사 수수료 1억5천만원을 다섯 차례나 삭감한 것은 사업을 의도적으로 중단시키려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상주시의회는 타당성조사 예산을 지난해 본예산부터 4차 추경까지 다섯 차례 연속 삭감했다.

특히 이들은 국민의힘 상주문경당협이 예산삭감의 배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길수 의원은 "삭감에 찬성한 동료의원들에게 반복적인 예산삭감 이유를 물었더니 '당에서 (찬성) 지시가 안내려와 찬성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동료의원 발언을 언급했다. 이어 "독립기관인 지방의회는 소신대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상주시의회는 당의 눈치를 보며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모 의원과 김호 의원은 "삭감에 찬성한 의원들은 이미 실시했던 여론조사를 막연하게 다시 해야 한다는 등 명확한 삭감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신청사 건립에 대한 시민의 뜻은 설문조사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이 지연될수록 신청사 건립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상주시가 통합신청사 건립을 전제로 유치한 정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도 차질을 빚게 돼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국힘 상주문경당협과 예산 삭감에 동의한 일부 의원들은 "예산 삭감은 소속 시의원 각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상주시 현 청사는 건립한지 36년이나 돼 낡았고 일부 부서가 시청 밖 민간 건물을 빌려 쓸 만큼 협소하다. 시는 지난 2001년부터 신청사 건립을 위한 기금을 적립해왔고 현재 1천400억원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