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새로운 배움의 시작 알려주는 좌표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지지
졸업(卒業)이란, 학생이 일정한 규정에 따라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학사일정을 생각해 볼 때 보통 2월에 졸업식을 하게 되고 많은 학생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고등학교에 다니는 첫째가 곧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을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졸업이라는 것이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라는 의미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고등학교 졸업은 대학생이지만 학생보다는 성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는 의미로 느껴진다. 하나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하나를 시작한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졸업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고자 한다.
◆배움의 마침과 새로운 시작
졸업을 하는 대상은 학생이고 학생에게 있어 업(業)이라함은 배움일 것이다. 그렇다면 졸업은 각 단계별 학교급에서 배움의 마침을 의미한다. 그러나 배움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본다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가 배움의 연속이다. 다만 초등학교 졸업은 초등학교에서 배움의 마침이고, 중학교 졸업은 중학교에서 배움의 마침이며, 고등학교 졸업은 고등학교에서 배움의 마침이다. 초등학교는 중학교와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중학교 예비 소집일에 여러 과목의 교과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배울 것이 많다며 툴툴대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이제 진정한 고생길에 접어드는구나' 하고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곤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배정된 중학교에 가보고 부모의 중학교 생활을 들려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불안한 마음을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학교급별로 졸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일반적으로 초등학교는 6년,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각각 3년이라고 보면 12년이라는 시간을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고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학교까지 포함하면 대략 16년의 시간을 학생으로 살아간다. 즉 단계별로 배워야 할 내용과 장소가 다를 뿐 배움은 연속적인 것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나이에 배워야 할 배움을 하지 못해도 언제든 배움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가 있는 것을 고려해 보면 우리 모두는 넓은 의미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졸업은 그 단계에서의 배움을 마치고 또 다른 단계의 배움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마치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 같지만 결국 배움이 한 단계 또는 새로운 배움의 시작을 알려주는 좌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부모의 역할
이에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은 우리 아이가 그 단계에서의 배움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새로운 배움의 시작을 앞두고 두려워하거나 멈추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번째로 배움에 있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용품이나 그밖에 필요한 물질적 지원을 의미하며 요즘에는 학생당 학습 자료비가 책정돼 예전 우리가 다닐 때처럼 문방구에서 학습 준비물을 사는 경우가 줄어든 것을 생각해 보면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예전보다 사교육에 신경 쓰는 것을 고려한다면 지원이라는 것이 부모로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가 원한다면 지원하겠다는 것 또한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두 번째로 배움에 대한 지지다. 우리 아이가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심리적인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잘하는 것과 부모가 잘했으면 하고 기대하는 것이 다를 수 있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과 부모가 했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부모가 잘하는 것은 당연히 잘해야 하고, 부모가 못하는 것도 잘해야 하는 것이 요즘 우리 아이들의 상황인 것 같다. 아이와 부모의 기대와 능력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렇기에 부모의 기대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배움에 있어 방황하거나 힘들어할 때 경험을 나누고 기다려주며 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주는 것이 진정한 지지가 아닐까 한다.
이 글을 쓰며 우리 아이가 졸업할 때 부모인 나의 마음을 되돌아보았다. 초등학교 졸업을 할 때는 그냥 졸업한다라고 생각했고 중학교 졸업할 때는 고등학교 가서 입시를 생각하느라 마음이 조금 무거웠고, 고등학교 졸업을 하는 지금은 이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라 기대도 되지만 앞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아이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가 잘 해낼 수 있다는 지지를 진정으로 해줄 수 있는 존재는 그 누구도 아닌 부모이고, 부모로서의 일은 졸업이라는 것이 없기에 오늘도 그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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