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한달만에 사고…저가항공 안전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5-01-30 15:12:26 수정 2025-01-30 20:17:03

항공기 대부분 불타…176명 전원 탈출
경상 3명에 그쳤지만…LCC 안전 강화 목소리

28일 오후 10시 30분께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승객 등 170여 명은 모두 비상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10시 30분께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승객 등 170여 명은 모두 비상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전북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불은 이날 오후 11시 24분쯤 초진됐고,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만인 11시 31분쯤 항공기 대부분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이번 사고는 인명피해가 경상 3명으로 그치긴 했지만 179명이 희생된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발생한 항공기 사고라는 점에서 국내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두 사고 모두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LCC가 운영하는 항공기 사고로, LCC의 안전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했다. 운항 시간은 총 942분, 15시간 42분이다. 운항 노선은 김포~제주,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해~마카오 등이었다.

지난달 29일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도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나 정비 소홀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이번 에어부산 사고 역시 설 연휴 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너무 잦은 운항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대한항공 161대, 아시아나항공 81대, 제주항공 42대, 티웨이 30대,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2대 등이다.

이번 사고로 LCC에 대한 안전 강화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가운데, 국토부는 오는 4월 항공 안전 혁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박상우 장관 주재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CEO)와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열고 LCC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항공사들은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 시간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사와 정비 설비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하루 평균 가동 시간을 기존 14시간에서 12.8시간으로 약 9% 줄이고, 정비 인력은 현재 309명에서 올해 내로 35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민·관 합동 점검단을 통해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피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