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당시 승객이 직접 비상문을 열고 탈출한 것을 두고 승무원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항공사 직원들이 억울함을 내비쳤다.
2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6분쯤 에어부산 BX391편에 탑승해 이륙을 준비 중이던 승무원은 기내 뒤편 주방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목격한 뒤 관제탑에 상황을 보고했다.
뒷좌석 승객들 또한 짐칸(선반)에서 불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승무원들은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연기가 거세졌고 진화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승객 일부는 비상탈출을 위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직접 문을 열고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승무원 대처에 불만을 드러낸 승객들의 인터뷰가 보도되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억울함을 내비치는 항공사 직원들의 글이 쏟아졌다.
에어부산 직원 A씨는 "속상한 마음에 댓글 단다. 승무원의 임무 1순위는 비상탈출과 탈출 대비 업무다. 비상 상황 발생 시 내·외부의 상황을 판단하고 탈출시켜야 한다"며 "만약 외부에서 난 불이라면, 엔진이 작동하고 있어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면 어떡할 거냐. 애초에 승무원은 모든 승객을 대피시킨 후 마지막에 내릴 수 있다. 자기 목숨 걸고 뭉그적거렸을 리 없다. 강제로 연 문이 안전했으니 다행인 거지 절대 잘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에어부산 직원 B씨도 "(엔진이 작동한 상태였다면) 엔진에 빨려 들어갔을 수 있다. 슬라이드가 안 터지면 손님들은 매뉴얼대로 터뜨리는 방법을 모르니 그대로 추락했을 수도 있다"며 "불씨가 도어쪽으로 튀어 있어 여는 순간 슬라이드 속 가스와 함께 폭발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승객이 그냥 대뜸 승무원 지시 없이 문을 열어버린 건 항공보안법 위반"이라며 "어제 같은 상황은 승무원의 초기 화재진압과 기장님의 판단으로 탈출 방법을 정한다. 제발 마음대로 행동하고 영웅인 척 인터뷰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에어부산은 승객이 직접 비상문을 열고 슬라이드를 내렸다는 증언을 두고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 및 탈출이 가능하다"며 매뉴얼에 따라 승무원이 비상구열에 앉은 승객에게 협조를 요청해 승객이 문을 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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