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올트먼·저커버그 즉각 대응…中관영지 "美 통제 실패"

입력 2025-01-29 13:39:35

샘 올트먼 "딥시크 가성비 인정…컴퓨팅 성능 향상은 필수"
오픈AI 정부용 AI 출시, 메타 딥시크 전담팀 구성
중국 관영지 "AI시대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 강조

백악관 기자회견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백악관 기자회견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고성능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자, 미국의 빅테크도 대응에 나섰다.

◆ 올트먼·저커버그 대응 속도전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지난 27일(현지시간)딥시크의 R1 모델에 대해 "비용 효율성 면에서 인상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훨씬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계산(컴퓨팅) 능력의 증대가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트먼의 발언은 딥시크에 대해 확실히 인정할 수 있는 것은 '가성비'뿐이라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딥시크에 대한 미국 AI 업계 일각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AI 업계는 딥시크가 오픈AI나 앤스로픽, 구글 등의 경쟁 모델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비싼 최신 칩 'H100'을 대량으로 사용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딥시크의 발표를 100% 신뢰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음날 오픈AI는 미국 정부 기관용 인공지능(AI) 업무 보조 도구 '챗GPT Gov'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기존 챗GPT의 새로운 맞춤형 버전으로, 각 정부 기관에서 오픈AI의 최첨단 AI 모델에 더 쉽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픈AI는 챗GPT Gov의 높은 성능은 물론 보안성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 기관이 자체 호스팅을 통해 이 도구를 이용하면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정 준수 요구 사항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 업무 공간 내 대회 저장·공유 기능을 비롯해 GPT-4o 모델로 수행 가능한 텍스트 해석·요약, 코딩, 수학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연합뉴스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는 딥시크를 분석하는 엔지니어 팀을 구성했다. 전담팀을 '워룸'(War Room)으로 명명하고 딥시크가 AI 훈련 비용을 절감한 방법과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워룸이라는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저커버그 CEO가 현 상황을 '전쟁'과 맞먹는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메타는 차세대 AI모델 라마(Llama)의 차기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딥시크와 같은 오픈소스(프로그램 개발 코드 및 설계 등을 공개하는 방식)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 관영지 "딥시크, 미국 통제 실패 방증"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첨단 기술 통제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해 관심을 끈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8일 기사에서 "딥시크의 성공은 바이든 정부의 4년에 걸친 중국 AI·컴퓨팅 파워 통제가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이 AI 발전의 독자적 경로를 개척하도록 자극해 자율적 AI 발전에서 상당한 발전을 얻게 했음을 보여준다"는 중국 통신업계 관측통 마지화의 언급을 전했다.

마지화는 "글로벌 AI 커뮤니티가 컴퓨팅 파워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중국은 알고리즘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고,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다른 모델과) 동일하게 효과적인 새로운 접근법을 열었다"며 "이런 발전은 글로벌 AI 환경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중의 대립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지화는 "딥시크의 등장과 중국 AI 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제 더 큰 상호보완적 협력 잠재력이 생겼다"며 "양국은 각자 강점을 활용해 그 어느 때보다 유망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2022년 중국군이 첨단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고성능 반도체 대중국 수출을 통제한 바 있다. 이후 엔비디아는 사양을 낮춘 칩을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 제품의 등장을 두고 "미국 산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업계를 독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