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李 정서에 지지율 상승"…여당 내 잠재된 불만들

입력 2025-01-20 18:24:17 수정 2025-01-20 21:42:23

지지율 상승에 경제 목소리 커져…안철수, "잘못된 신호 걱정"
"지도부, 정권 연장의 구체적 비전 내놓아야"
설 명절 이후 민심, 대권 주자 향할까…"주자들 스피커 역할해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반등에도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강성 보수 지지층 결집이 반영된 여론조사 수치에 취해 조기 대선이 실제 닥쳤을 때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지 못하고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높은 지지율을 대선 본선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과 별도로, 정권 연장을 끌어낼 비전 제시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른 것을 두고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칫하면 지금 가는 길이 옳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현재 당 지지율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분들이 결집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지지자들에게만 호소하면 이재명 집권의 길을 만들게 된다"며 "당내 개혁과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당내에서는 현재의 지지율 추세가 당이 열심히 일한 결과로 끌어올린 성적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 과정에서 지지층이 결집했고 중도층의 동정론도 유발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야당의 독주가 부각되며 '이재명은 안 된다'는 여론이 보수 정당 지지로 나타난 게 아닌가"라고 했다.

다만 "언제까지 구속된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지금처럼 모호하게 가져갈 수는 없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구체적으로 가동해야 한다"며 "권영세·권성동 투톱이 정권 연장의 구체적 비전도 내놓으며 야당과의 차별성, 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사법부가 자초한 여러 논란이 있고 불만족스러운 측면도 분명 있지만 대통령이 구속까지 된 마당에 언제까지 감싸기만 할 수는 없다"며 "당내 잠재된 불만의 목소리들이 돌출되며 자중지란을 벌이기 전에 지도부는 조기 대선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을 향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이 가시화할 경우 결국 당의 주요 스피커는 대선 주자들이 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문수 장관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지만 이 역시 반사이익의 측면이 강하다. 나머지 주자들도 현안에 목소리를 내긴 하지만 논평 수준에 그친다"면서 "설 명절 전국 민심이 뒤섞인 뒤 국민 눈은 본격적으로 미래 권력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