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에도 기회 못 잡는 與…한가하게 개헌론 꺼낼 땐가

입력 2025-01-20 17:40:43 수정 2025-01-20 20:22:08

尹 체포'구속 혼란 국면 존재감 없이 무기력한 모습 일관
최근 여론조사서 골든크로스 이뤄내며 야당 따돌려
보수 지지층 결집·반(反) 이재명 효과 겹치며 반사 이득
현안에 어정쩡한 여당, 느슨한 개헌론 우선순위 괜찮나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을 앞지르며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 과정에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반(反)이재명 정서를 가진 중도층이 이탈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여당의 성과라기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수 진영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및 구속 국면에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며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 구속과 법원 난입 폭력 사태가 벌어진 혼란 속에서 국민의힘이 '개헌론'을 띄우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에서 골든크로스를 이뤄내며 탄핵 국면 속 궤멸의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만들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정권 연장 여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정권 교체 여론과 팽팽히 맞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지지율 상승에 고무되기보다 그 원인을 냉정히 분석하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선이 시작된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혹시라도 지지율에 도취돼 당내에서 민심을 거스르는 돌발 발언이나 행동이 나와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내부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거리로 나선 의원들도 상당하지만 차기 대선을 고려해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잠재돼 있어 당내 갈등이 언제든 돌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구속 영장 발부에 항의하며 서울서부지법에 난입, 폭력 사태가 벌어진 상황을 두고도 갈팡질팡하며 '보수의 가치'를 형해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계엄·내란 특검법을 두고도 '당내 이탈 표 방지'가 법안 발의의 명분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엄혹한 민생경제, 급변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개헌론에 힘을 쏟자는 건 한가한 소리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