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동성로에 5천명 집결…2030세대 참여 '눈길'

입력 2025-01-18 21:54:11 수정 2025-01-19 01:33:28

위헌정당해산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3시간 가량 탄핵 반대 집회 열어
같은 장소서 촛불집회도 열려…CGV대구한일 앞 '제13차 대구시민시국대회' 진행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파출소삼거리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파출소삼거리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내란선동 더불어민주당 해산', '탄핵폭주 내란선동', 대한민국 구해주세요', '공수처장 구속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파출소삼거리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중앙파출소삼거리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18일, 전국 보수단체 회원들이 '보수의 심장' 대구에 집결해 탄핵 반대를 외쳤다. 같은 날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도 함께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옛 중앙파출소 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는 위헌정당해산국민운동본부, 구국 대구투쟁본부, 세이브코리아 등 다수의 보수단체들이 참여했다. 서울, 부산, 포항, 경주, 인천 등 지역 본부 관계자들도 참여하면서 전국에 퍼져있는 보수단체들이 대구에 총집결했다.

집회가 시작한 지 30분이 지나자 참가자 규모는 순식간에 커졌다. 옛 중앙파출소 광장에 설치한 무대에서 통신골목 방향 약 200m까지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릴 정도였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5천명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 '내란선동 민주당 해산', '헌법유린 중단하라' 등의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 한 쌍을 높이 들고 흔들어댔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아무 죄가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잃었는데 그런 비극을 두 번 겪을 수는 없다"며 "비상계엄의 가장 큰 이유는 부정선거 의혹이다. 대구는 자유민주주의의 뜨거운 심장이자 매번 앞장서 싸워주시지 않았냐. 지난한 싸움이지만 힘을 내서 자유민주주의를 살리자"고 목소리 높였다.

연사들의 발언이 끝날 때 마다 집회 참여자들은 큰 환호성을 보내며 '이재명 구속', '윤석열 탄핵 모의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크게 외쳤다. 일부 참여자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는 소식에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매주 보수 집회에 참여한다는 배창혁(70) 씨는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 참담하다"며 "이승만 대통령이 지켜온 자유, 인권의 가치가 퇴색되고 개념조차 사라지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집회는 특히 보수층으로 대표되는 장년·노년층을 넘어 이념적 성향이 덜한 2030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12·3 계엄 사태 직후 폭락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계엄 사태 이후 한 달 사이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는 3%p, 30대는 8%p 상승했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경산에서 왔다는 여대생 강가형(20) 씨는 "정치에 관심이 크게 없었고 평소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계엄 선포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옳고 그름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여야를 떠나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역행하려 하고 있다. 주변 또래 친구들 중에서도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많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걸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황모(31) 씨는 "과거 중국에서 6년간 유학생활을 하면서 사회주의 체제의 단점 몸소 느꼈다"며 "우리나라도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폭거로 삼권분립이 점차 붕괴되고 있지 않냐.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말이 예전 이야기다. 더 이상 집에서만 지켜볼 수 없어 직접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서 열린
1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국힘 해체! 대구시민시국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한편 이날 오후 5시쯤부터는 중구 CGV대구한일 앞에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지역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제13차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천명이 모였다.

탄핵 촉구 집회 참여자들은 CGV 대구한일 앞부터 줄을 맞춰 앉고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면서 '내란수괴 윤석열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 공연 가수로 무대에 오른 동백은 "오늘이나 내일 윤 대통령의 구속 결과가 나온다. 응당 정의가 무엇인지는 전국에 있는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다"며 "국민들이 진정 주인이 되는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남 함안에서 왔다는 김재원(28) 씨는 "역사속에서 듣던 계엄령이 21세기에 일어난 게 너무 충격이 컸고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불안했다"며 "오늘 보수 집회도 열린다고 해서 힘을 보태기 위해 왔다. 국민의 눈치를 보는 정당,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시민시국대회는 자유발언, 기조발언 등을 마친 뒤 CGV대구한일에서 시작해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역을 거쳐 중앙네거리까지 2.5㎞를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