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계엄특검' 협상 돌입…권성동 "수사 대상 없는 특검 필요없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특검법 협상 진행
권성동 "대통령 체포 당해서 구속영장 청구 앞둬…이제 수사 대상 없다"
우원식 "협의가 안 되면, 밤늦게 문을 걸어 잠그고 합의한다는 심정"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여야가 각각 발의한 '비상계엄 특검법' 협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특검은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민호 기자 lmh@imaeil.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여야 간에 비상계엄 특검법 협상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당해서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마당이기 때문에 이제 (수사할) 대상이 없다"며 "사실상 특검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간 '비상계엄 특검법' 단일안 도출을 위한 협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비상계엄 관련자들을 수사하기 위한 것인데, 관련자들은 다 기소가 됐다. 대통령 한 분 빼고는 이미 체포된 상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우 의장 주재로 박찬대 원내대표와 비상계엄특검법 발의 협상에 들어가겠지만, 양측의 뜻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거의 모든 수사 대상자에 대한 체포와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을 공소 유지하겠다고 만든 예를 봤나?"라고 반문하면서 "(야당이)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70여건 정도 고소·고발을 했는데,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위해 특검하는 것 봤나?"라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이 체포당하기 전에는 공수처와 경찰, 검사 등 수사 기관 간에 혼선이 왔고 여러 논란이 있으니 특검이라는 제도로 그런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특검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됐다"며 "대통령이 체포 당해서 영장이 청구되는 마당에 이제 (수사 대상이) 없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과 수사관 수십 명에 대해 인건비를 왜 주나? 나라 경제도 어려운데 수백억원씩 써가며 (특검을 유지하는 건) 국가 경제적으로도 낭비"라며 "지금은 특검을 할 때가 아니라, (대통령 체포라는) 사정 변경이 있었기 때문에 특검을 철회할 때다.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우 의장과 박 원내대표를 만나 "'특검을 만들어서 누구를 수사할 건지 얘기를 해라. 어떤 종류의 수사를 하기 위해 특검을 만드는지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가 합의한 비상계엄특검법 단일안을 도출할지 어떻게든 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안이 도출되면 여야는 곧바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 야당은 자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법'을 단독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들에게 "오늘 중으로 (특검법을) 합의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의가 잘 안되면 오늘 밤늦게까지라도 문을 걸어 잠그고 합의한다는 심정으로 상호 간 양보했던 정신을 좀 더 높여서 합의할 수 있도록 의장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