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북핵 정책기조 변화, 비핵화→위기관리

입력 2025-01-16 16:54:15

스티븐 비건 전 부장관 "1기와 2기 북핵 해법 달라질 것"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빅딜 보다 스몰딜에 무게
트럼프-김정은의 선택 주목, 과거 북미 정상회담 경험 소환

조선중앙TV가 공개한 6년 전 북미 정상회담 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6년 전 북미 정상회담 후 '하노이 작별' 장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 핵 위기관리에 방점을 두는 듯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앞서 1기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등 북한과 비핵화 담판을 추진했었다. 트럼프 2기 안보라인에 지명된 인사들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보고, 현실적인 핵 위기관리를 하자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이은 북한 핵 위기관리 발언

연이틀 트럼프 2기 안보라인 인사들의 국제사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장관 지명자의 '북, 핵보유국 지위 인정' 발언 논란에 이어 15일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의 발언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던 비건 전 부장관은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북한이 대통령의 의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2017년과 같지 않다는 게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분석은 트럼프 2기 대외정책에서 북한 이슈가 우선순위에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바탕에 두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특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를 임명했고, 심지어 영국 특사까지 임명했지만, 북한 특사는 임명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의 대미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북핵을 비롯한 대북정책이 트럼프의 관심을 끌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경우 그 방향은 현재의 '비핵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인사청문회 참석한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인사청문회 참석한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이상적 '빅딜' 대신 현실적 '스몰딜'

헤그세스 지명자는 14일 상원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사전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면서, 이른바 '스몰딜'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스몰딜'이라는 용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진행됐던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 등 현안을 놓고 다양한 협상 방안을 모색했다. 당시 거론됐던 방안이 '빅딜', '스몰딜', '굿딜', '배드딜', '노딜' 등이었다.

스몰딜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의 해체를 고리로 미국은 경제적 상응조치와 함께 연락사무소 설치나 평화선언 등을 맞바꾸는 개념이었다. 물론 북한은 강력하게 작동하던 대북 제재의 해제 문제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헤그세스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며 트럼프 2기에서 '스몰딜'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시의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미 공화당은 전당대회에서 '북한 비핵화' 언급이 없는 정강·정책을 추인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도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단기간 내에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핵 동결과 군축 같은 스몰딜 형태로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