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송지혜] 음악, 그 깊은 힘을 내 아이에게 어떻게 전할까?

입력 2025-01-19 09:48:20 수정 2025-01-19 17:53:05

송지혜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송지혜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송지혜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함께했던 나는, 음악이 주는 기쁨과 힘을 믿으며 그 경험을 내 아이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배우며, 그리고 합창단 활동을 하며 음악이 나의 어떤 부분을 만들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이러한 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음악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아이가 음악을 즐기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도록 돕고 싶지만, 억지로 이를 강요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음악의 힘을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을까?

업고 재우면서 자장가로 불러주던 '섬 집 아기'라는 동요를 아이는 무척 싫어했다. 단조의 구슬픈 음색이 싫어서였을까? 잔잔하고 단조로운 자장가에 잠을 자지 않고 "슬퍼!" 라고 소리치며 버둥거렸다.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음감을 키우기 좋은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다리가 아프고 팔이 아프니 바이올린 음악이 싫어져 버린 아픈 기억도 훗날 이야기해줬다. 음악에서 단조는 원래 슬픈 것이고, 연주는 바른 자세로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부모의 생각으로 아이로 하여금 음악에 대한 싫은 기억을 갖게 했다.

아이의 음악적 발달을 돕기 위한 핵심은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애정'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이가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접하고, 그 소리가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지 이야기해보는 것만으로도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등 여러 악기를 체험하게 해 아이가 각기 다른 소리와 감각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아이가 창의적으로 음악을 만들거나 협력해 연주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집 근처 어린이 공연장을 방문하거나, 함부로 결과물을 평가하지 않는 등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음악은 단순히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음악을 통한 기쁨을 전하려면 부모인 나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나의 경험이 어떻든, 아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그 길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음악이 주는 기쁨과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이에게 진정한 유산이 될 것이다. 음악을 통해 아이가 자신을 표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부모로서 지켜보는 기쁨이 있길 또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