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 관저 집결해 체포 저지…"현직 대통령 물리력 행사는 대한민국 법치 후퇴"

TK의원 등 30여명 경찰 등과 대치…권영진 의원 등 관저 안 들어가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부상 입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새벽부터 집결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경찰의 '불법 영장' 집행을 규탄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오전 5시 40분쯤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해 영장 집행을 하기 위해 출동한 공수처 및 경찰과 대치했다.

강명구, 강대식, 강승규, 구자근, 김기현, 김석기, 김선교, 김위상, 김장겸, 김정재, 김중연, 나경원, 박대출, 박상웅, 박수영, 박성민, 성일종, 이만희, 이상휘,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유상범, 장동혁, 정동만, 정점식, 정희용, 조배숙, 조지연 의원 등 대구경북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기현 의원은 오전 7시쯤 의원들을 대표해 "공수처의 불법 체포영장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와 국수본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공권력을 적법하게 행사해야 할 것"이라며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오점을 남기면서 역사적 죄인이 되지 말아야 할 것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은 "현직 대통령에게 이런 물리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무리한 물리력 충돌을 유발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저 앞 초소 인근에 모인 의원들을 향해 해산을 요구했으나 의원들은 계속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일부 의원들을 관저 안으로 초청했고, 권영진·윤상현·이상휘·박충권 의원 등 4명이 관저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공수처·경찰 등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권 의원은 "발목과 손목을 조금 삐었고 옷도 조금 찢어졌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관저 안으로 들어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접견하고 별도 당부를 듣기도 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이 '내가 계속 저항하면 경찰이고 공수처고 다 청년들인데, 유혈 사태가 날 우려가 있다. 내가 체포당하는 게 맞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이같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공수처가 이동 방법 등을 두고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윤 대통령은 공수처 영장 집행에 응하며 오전 10시 33분쯤 관저에서 나와 공수처로 이송됐다.

이날 관저에 함께 들어갔던 박충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셀 수도 없는 공권력이 투입되고 헌정사 초유의 무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역사는 오늘 대한민국 치욕의 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