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 100%"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다시 미국으로

입력 2025-01-14 07:22:43 수정 2025-01-14 07:25:31

"올시즌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6)가 스프링캠프 시작을 약 한 달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구단은 그의 재활을 돕고자 트레이너를 한국에 파견했고, 이정후는 한국에 머문 약 100일 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훈련에만 몰두했다.

구단의 관심에 성실한 훈련으로 화답한 이정후는 13일 출국 전 취재진들에게 "현재 내 몸 상태는 100%"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붙박이 1번 타자로 뛰던 이정후는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 중 어깨를 다쳤고, 수술대에 올랐다.

MLB 첫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641로 마친 이정후는 절치부심하며 두 번째 시즌을 준비했다.

이정후는 "재활에 신경 써 준 구단, 응원해주신 팬들을 위해 올 시즌에는 건강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취재진과 이정후와 가진 일문일답.

-- 국내에 머문 약 100일 동안 어떻게 지냈나.

▲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트레이너를 한국으로 보냈다. 매일 내 훈련 경과를 구단에 보고했다. 구단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면서 몸 상태를 100%로 만들었다. 나를 챙겨주는 구단에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훈련했다. 정말 '완벽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시범경기도 구단이 원하는 시점에 출전할 수 있다. 실내에서 피칭 머신의 공을 쳤다. 미국으로 건너가면 실외 훈련을 시작한다. 빨리 실외 훈련을 하고 싶어서 출국을 서둘렀다.

-- 친구 김혜성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했다.

▲ 김혜성이 포스팅 절차를 밟는 중에 자주 연락했고, 최근에도 만났다. 좋은 팀에 가게 된 것에 축하 인사도 했다. 둘이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에서 뛰게 돼 좋다. 나도 부상 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중이라, MLB 데뷔를 앞둔 혜성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서로 '힘내자'고 응원했다. 혜성이에게 미국 생활, 구단의 선수층, 구단의 스타일 등 내가 아는 정보는 다 전달했다. 막상 같이 경기를 치르면 서로를 의식할 겨를이 없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뛴) 김하성 선배와 경기할 때도, 경기 전까지만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 미국에 김혜성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

▲ 예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 선수와 비슷하다고 설명하겠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다. 혜성이의 실력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함께 뛰면서 혜성이와는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함께 뛰게 돼 기쁘고 신기하다.

--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라이벌 구단이다.

▲ 두 팀이 붙으면 선수 소개 때 야유가 나온다. 지난해 그런 분위기를 즐겼는데, 혜성이도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 훈련 일정은.

▲ 키움 히어로즈 선수 몇 명이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애리조나에 가 있다. 키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다가, 25일에 스코츠데일 훈련장으로 넘어갈 계획이다. (14일 출국하는) 김혜성은 바로 다저스 훈련장을 쓴다고 해서, 함께 훈련할 시간은 없을 것 같다.

--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을 영입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 김하성 선배가 좋은 조건으로 계약했으면 좋겠다. 분명히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사실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김하성 선배의 몸 상태 등에 관해 묻기는 했다. 내가 적극적으로 답할 상황은 아니었다.

-- 부상 당한 뒤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

▲ 그런 시간이 있어서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지난해 MLB 첫 시즌은 그냥 자신감만 가지고 덤볐다. 지금은 차분하게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마음가짐은 지금이 더 시즌을 치르는 데 유리할 것 같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부상 없이 풀 타임을 소화하고 싶다. 키움 마지막 해(발목 부상)와 샌프란시스코 첫해(어깨 부상)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다. 올해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고 싶다.

-- 외신에서 '이정후가 뭔가를 증명해야 할 시즌'이라고 표현하던데.

▲ 야구 선수는 매 시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시즌에 특별히 더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다.

-- 2018년에 어깨를 다쳐 수술받고, 2019년부터 좋은 활약을 펼친 기억이 있다.

▲ 그때보다 더 여유롭게 재활했다. 지금 몸 상태가 훨씬 좋다. 아프지 않으니, 이제 정말 야구만 잘하면 된다.

-- 방송 출연 등을 정중하게 고사했다고 하던데.

▲ 개인 방송을 하는 많은 야구 선배님이 좋은 취지로 섭외 전화를 하셨다.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이번 겨울은 재활에 집중하고 싶었다. 선배님들이 모두 이해해주셨다. 올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 다시 찾아뵙고 싶다.

-- 걱정되는 게 있다면.

▲ 의욕을 조절해야 한다. 지난해 파울 타구에 맞아 몸이 안 좋았다가 회복해서 지나치게 의욕을 부리다가 어깨를 다쳤다. 올해는 더 차분해지겠다. 짧게 뛰었지만, 지난해 MLB를 경험하면서 내 문제점을 파악했다. 재활 훈련을 하면서도 기술적인 고민도 많이 했다. 열심히 훈련해서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 MLB 예측 시스템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예상했는데.

▲ 기대해주신 만큼 보여드리고 싶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을 유지하며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다.

-- 저스틴 벌랜더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 슈퍼스타와 함께 뛰게 돼 영광이다. 수비, 공격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 팬들이 공항에 많이 나오셨다.

▲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해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으니, 절치부심해서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