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까지 뛴 5부 팀과의 경기, 토트넘 간신히 승리

토트넘, 연장 혈투 끝에 탬워스 꺾어
5부 팀 상대로 정규 시간 내 무득점
탬워스, 벽돌공 등 뛰는 세미프로팀
연장에 손흥민 투입 후 돌파구 찾아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까지 뛴 끝에 승리를 챙겼다. 토트넘이 이기고도 자존심을 구겼다. 토트넘을 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벌인 5부리그(내셔널리그) 클럽 탬워스는 지고도 박수를 받았다.

토트넘은 12일(한국 시간)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탬워스와의 2024-2025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 출전해 연장 혈투 끝에 3대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연장전에 교체 투입돼 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은 채 스트라이커인 도미닉 솔란케와 나란히 벤치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의 새내기 양민혁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1부리그(프리미어리그) 클럽인 토트넘이 약체를 상대하는 것이어서 이날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탬워스 선수 대부분은 건물 측량사, 우체부, 벽돌공, 의류점 판매원 등으로 일하며 축구가 부업인 '세미프로'. 하지만 양민혁은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아치 그레이, 세르히오 레길론,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 등 1.5군급 선수를 대거 투입하고 손흥민 등 주전들은 벤치에 앉혔다. 약체를 상대로 체력을 안배해 리그 경기에 대비하겠다는 의도였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경기는 포스테코를루 감독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경기 내내 토트넘은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초반 공세를 퍼부은 쪽도 탬워스였고, 토트넘은 전반 15분이 돼서야 첫 슛을 때렸다. 후반 제임스 매디슨이 때린 슛은 건물 측량사로도 일하는 골키퍼 자스 싱에게 막혔다.

특히 손흥민 대신 나선 베르너는 정교함이 부족했다. 골키퍼와의 1대1 기회도 날려버렸다. 4차례 슛이 모두 골문을 벗어나는 등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반면 탬워스의 공격은 기대 이상이었다. 후반 22분 IT업체에서 일하는 조던 컬리네인리버드의 헤더는 골문에서 살짝 벗어났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은 정규 시간 내 승부를 보지 못했다. 결국 연장 전반이 시작되기 전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를 투입했다. 이후 토트넘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연장 전반 11분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은 네이선 치쿠나의 자책골로 연결됐고, 연장 후반 2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추가골을 넣었다. 막판 브레넌 존슨이 1골을 더 보탰다.

토트넘의 졸전이었다. 이겼지만 환호하긴 민망했다. 손흥민이 없으면 토트넘의 창이 얼마나 무딘지 확인한 경기였다. 영국 매체 'BBC'도 "토트넘보다 96단계 낮은 탬워스는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토트넘은 5부 팀을 이기는 걸 대단한 일로 만들었다. 엄청난 굴욕을 당할 뻔했다"고 꼬집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탬워스의 골키퍼 자스 싱이 12일 영국 탬워스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경기에 출전해 몸을 날리며 토트넘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