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 사건 관련 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로 고발됐다가 미국으로 도피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현지 시각 8일 사망했다.
10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부고문에는 "이혁진 님께서 2025년 1월8일 오후 1시33분 뇌졸중으로 별세하셨습니다. 향년 58세"라고 적혔다. 부고문엔 "고인은 캘리포니아 LA에서 거주하며 김치판매업과 우버 일을 하셨고 미국에서 촛불행동에 참여하며 사회활동을 이어가셨습니다. 또한 역사공부(환단고기) 학슴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며 학문적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었다.
이 전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시발점인 '옵티머스 1호' 펀드를 설립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전 대표가 연루됐다는 옵티머스 1호는 옵티머스가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직후인 2017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파진흥원으로부터 약 100억원을 투자 받아 설립된 펀드였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에 투자한다고 돈을 끌어 모았으나 실제로는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펀드 돌려막기를 하다 2020년 6월 환매 중단을 선언,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검찰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모집한 돈을 약 1조2천600억원인데, 이 가운데 7천억원만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피해액 5600억원은 고스란히 시민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었다. 옵티머스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옵티머스 최초 펀드는 이혁진 씨가 만들라고 한 것으로 펀드 판매 최종 결정권자는 이 씨였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가 환매 중단을 선언한 뒤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조사를 한 차례도 받지 않고 미국에서 김치 사업을 벌이는 등 공개 활동을 계속 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사모펀드 라임·옵티머스 관련 정·관계 연루 의혹에 대해 "의혹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도 미국 체류 중인 이 전 대표 관련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 위해 상대국과 조율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송환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정권 차원의 비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 전 대표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금융정책특보를 지냈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상호 전 의원과 같은 시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로 활동하는 등 당시 여권 핵심 인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서다. 그는 2006년엔 경문협이 주관한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방문에도 따라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전신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실제 문 정부 측 인사 다수는 옵티머스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문재인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 20여명 실명이 적힌 옵티머스 내부 '대책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청와대 실장·비서관급 5명, 더불어민주당 인사 7~8명을 포함해 정·관계, 기업인 등 20여명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옵티머스 내부 분쟁에 관여했거나 옵티머스 펀드 수익자로 참여한 걸로 나타났다.
특히 이진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옵티머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청와대를 나왔는데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지분 9.85%를 차명으로 보유한 주요 주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행정관 남편인 윤석호 변호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이사이자 옵티머스 관련 업무를 전담한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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