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혜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다. 일상에서, 직장에서, 때로는 부부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그 알 수 없는 불편한 공기. 이런 상황은 나를 괴롭힌다. '내가 뭘 잘못했나?' 싶은 마음에 자꾸만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결국 내 감정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과연 나만 이런 걸까? 나만 이렇게 불안하고 상처받는 걸까?'
이 감정은 예술가를 꿈꾸던 시절에도 느껴보았다. 무대에 설 때면 '내가 부족하면 어떡하지?', '내 실력과 재능이 비웃음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러나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심지어 누구나 이런 감정을 겪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두려움에 사로잡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책 '미움 받을 용기'에서 아들러는 '자신의 길을 가는 용기'를 강조했다. 내가 나를 지키고, 내 가치를 인정하려면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기대와 평가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것에 갇혀 살 필요는 없으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나,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야 할 때, 그 두려움과 미움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 누구보다 민감한 직감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들이, 남들의 시선 속에서 고통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예술은 그 자체로 자신을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겪는 미움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미움 받을 용기'란, 타인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용기가 아니라,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호하는 과정이다. 예술의 세계에서, 특히 공연을 앞두고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찾아오곤 한다. 무대 위에서의 긴장감은 불편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내가 성장하는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록 나를 비난하거나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나를 지키고 나의 길을 간다면, 결국 내게 필요한 사람들,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어지게 될 것이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그런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마주하고, 그것을 이겨내며 내 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 길을 자신감 있게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미움 받을 용기, 그 마음을 지키는 힘이 바로 나를 변화시키는 열쇠가 돼줄 것이다. 이 힘이 모든 사람에게도, 특히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용기라는 것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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