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는 인공지능(AI)의 각축장(角逐場)이다. 컴퓨터와 휴대폰 AI에서 벗어나 일상생활로 찾아든 친구와 비서 같은 AI의 등장이다. 가정용 AI가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주인의 말과 행동, 주변 환경을 감지해 사물인터넷(IoT)이 탑재된 가전제품을 최적 상태로 제어한다. 잠자는 고객의 심박수, 호흡, 기침 등을 감지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한 뒤 따뜻한 물 한 잔을 권하기도 한다. 냉장고, 세탁기, 로봇 청소기 등에 탑재된 AI 음성 비서는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까지 가능하다. 심심하면 냉장고, 세탁기와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臨迫)한 식재료가 무엇인지 냉장고가 알려 준 뒤 고객이 원하면 알아서 부족한 식재료를 주문해 주며, 해당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도 순서대로 보여 준다.
로봇 청소기는 주인 없는 시간대에 먼지통을 비우고, 가족이 모두 떠난 빈집에서 움직임이 느껴지면 집 안 상황을 살펴 보안업체에 알리기도 한다. TV는 사용자 취향까지 분석하는 초개인화 시대로 넘어간다. TV가 날씨, 시간에 맞춰 인사를 건네고 사용자 선호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대화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국어 콘텐츠 자막이 나오면 실시간으로 번역해 준다. 공 모양의 AI 집사(執事) 로봇은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가전제품을 컨트롤하고, 아이와 반려동물에 이상이 발생하면 주인에게 알려 준다. 이름을 부르면 굴러서 오고, 프로젝터까지 탑재해 벽이나 천장에 화면을 쏴서 원하는 영상을 보여 준다.
공상과학영화가 현실로 다가온다. 그런데 미래를 그린 영화가 마냥 유토피아는 아니다. 주인을 관찰하는 AI는 감시자로 변할 수 있다. 사용자 패턴 학습은 민감한 개인 정보 수집의 다른 말이다. 특히 건강과 관련한 예민한 정보가 동의도 구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다. AI가 뚫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울 정도다. 게다가 편리함은 공짜가 아니다. 인간 집사나 비서를 두는 비용보다는 저렴하겠지만 매달 적잖은 구독료를 부담해야 가정용 AI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듯이 AI가 시나브로 일상에 스며들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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