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등록금 동결 못버틴 대구권 대학들…올해 등록금 인상쪽 '가닥'

입력 2025-01-07 14:53:31 수정 2025-01-07 21:53:57

등록금심의위 거쳐 이달 중 결정…인상에 무게
정부 등록금 유지해달라…약발 안먹힐 듯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대구권 대학들이 16년째 등록금 동결에 더이상 못버티고 올해는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대학들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7일 대구권 대학들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이번주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등록금 심의를 한창 진행 중이다. 대학들은 설연휴 전에 등록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는 대학마다 등록금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년제 대학뿐 아니라 전문대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대구권 대학 중 계명대가 유일하게 등록금 4.9%를 인상했다.

지역 A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이번주부터 시작됐다. 1월 말 쯤 확정될 예정이며 올해는 부득이하게 등록금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5% 전후일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5.49%로 정했다.

대학들은 16년간 등록금 동결로 인해 우수 교육 채용이 어려워지고 시설이 노후화되는 등 교육여건이 악화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직원 급여도 16년째 동결되면서 구성원들의 동력도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B대학 홍보팀장은 "지난 16년 간 소비자물가는 30%이상 상승한 걸로 알고 있다. 인건비는 고정지출이니 대학에선 학생기자재구입이나 건물 유지보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부는 최근 2025학년도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공고하면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명의로 "동결 기조를 유지해 달라"는 서한문을 보냈다. 그동안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해 왔다.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Ⅱ 유형 국고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동결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대학들은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을 못받더라도 올해는 등록금을 올려야겠다는 입장이다.

C대학 측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릴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동결돼 학생들의 반발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장학금Ⅱ 유형 규모도 줄어들고 최근 몇년간 글로컬대학 사업 때문에 교육부에 밉보일까 싶어 등록금을 동결한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는 국립대들도 등록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최근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등록금 인상을 놓고 교육부에 사전협의를 요청키로 했다.

경북대 측은 "최근 국립대 총장들이 회의를 통해 등록금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같은 논의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교육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