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남들은 다 지키는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원론' 등을 집필한 국내 대표 미시경제학자로, 지난달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국내외 경제·경영학자 488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이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게 나라냐"며 "그(윤 대통령)는 늘 입버릇처럼 '법질서'를 부르짖던 사람 아니었느냐. 자기 정적에게는 먼지 하나라도 털어내 추상같은 법의 철퇴를 내려치던 사람 아니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치 법의 화신인 양 우쭐대던 사람인데 법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 같으니 이젠 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무시해 버린다"고 말했다.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윤 대통령이 불법이라고 주장한 상황을 짚어 비판한 것이다.
이 교수는 "일개 시정잡배가 그런 태도를 보이더라도 기가 막힐 지경인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런 안하무인으로 나오니 마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법을 공부했길래 검사 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람이 그런 무식한 발언을 감히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자신이 무죄라고 생각하면 수사기관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서 떳떳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한 사람의 만행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이제 무법천지의 시대로 들어가려는 것 같다'며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까지도 불법이라고 우기는데, 이제 무엇이 법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겠냐"고 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불응으로 한국의 국격이 '바나나 공화국' 수준으로 전락했다고도 말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미국 소설가 오 헨리가 중남미 국가 온두라스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쓴 단편 '양배추와 양들'에서 나온 표현이다.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쉽게 썩는 바나나의 성질에 빗대 단일한 농산물 수출 등에만 의존하며 정치와 사회적 불안이 일상화한 나라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교수는 끝으로 윤 대통령이 수사와 탄핵 심판에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그는 자리를 지키려는 탐욕에 눈이 멀어 양심도, 체면도, 상식도, 애국심도 모두 헌신짝처럼 내던졌다"며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검은 속셈으로 국민을 이간시켜 망국의 길로 이끄는 그를 보며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탄핵 반대, 대통령을 지키자"…거리 정치 나선 2030세대 눈길
민주, '尹 40%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고발 추진"
젊은 보수들, 왜 광장으로 나섰나…전문가 분석은?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JK 김동욱 발언
尹 탄핵 집회 참석한 이원종 "그만 내려와라,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