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와 고물가에 패션업계 '침체기'

입력 2025-01-06 18:30:00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전경. 연합뉴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전경. 연합뉴스

최근 패션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물가에 이상 기후,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패션 업계 대목으로 불리는 가을, 겨울 상품 매출마저 저조해 재고가 쌓이고 있다. 이에 패션 업계는 재고 판매를 위한 특수 매장이나 신사업에 나서는 등 사활을 걸고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 인터내셔날 의류 등 재고자산은 3천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3분기 재고자산(3천376억원) 대비 38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한섬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64억원 늘어난 6천585억원으로 집계됐다. LF와 F&F도 각각 4천467억원, 3천617억원의 재고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는 지난해 11월초까지 반팔을 입는 등 따듯한 날씨가 이어진 데다 탄핵 정국, 무안 참사까지 벌어지면서 연말 특수는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소비 자체가 위축됐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24년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비 지출(290만7천원) 가운데 의류·신발 지출액은 11만4천원으로 3.9%를 차지했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매장. 연합뉴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매장. 연합뉴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패션업계는 시즌 구분 재정립, 신규 브랜드, 신사업 런칭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시즌 구분 변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해 재고 관리에 나섰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거나, 신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헤지스는 업사이클링 패션브랜드와 협업해 재고나 훼손, 반품 제품 등을 새로운 옷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재고 옷으로 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 책상을 만들어 주는 캠페인을 계획했다. 신세계·현대 백화점과 이랜드리테일도 재고 판매를 위한 특수 매장을 운영하는 등 재고 정리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재고 정리에 대한 압박감으로 경쟁이 심화해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