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헌재 안에 이재명 부역자 있는지…무슨 정보 들어 갑자기 내란죄 철회?"

홍준표 대구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내란죄 부분이 재판부 권유로 철회된 것과 관련해 비판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헌법재판소 안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역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 이번 탄핵심판 절차의 완성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경우 헌법재판소 안의 일반 직원들을 가리킨 것이라기보단, 기관의 중추인 헌법재판관들을 가리켜 '부역자'라는 표현을 써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혹여 비유적 표현이었다고 해도 파장이 예상된다.

참고로 현재 헌법재판관은 8인으로, 정원 9명을 1명 못 채우고 있으며 헌법재판소장도 공석이다.

헌법재판관 8인 명단은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이다.

헌법재판관 8인. 왼쪽부터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시장은 4일 오후 1시 47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 안에 이재명 의원 부역자가 있는지"라면서 "느닷없이 내란죄 철회하고도 조속히 파면 결정할 자신이 생겼나 보다"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은 항소심 재판 때문에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내란죄 철회에 따라 헌재 탄핵심판에 속도가 붙고, 이에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면 탄핵소추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조기대선 시기도 앞당겨져 이게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시나리오라는 일각의 시각을 가리켰다.

홍준표 시장은 "여태 내란죄 프레임으로 죽일 놈이라고 선동하더니, 무슨 정보를 들었기에 갑자기 내란죄를 철회한다고 했을까?"라고 물으면서 "그러면 이미 내란죄로 구속 기소한 김용현과 군인들은 어떻게 되는가?"라고도 질의, 향후 뒤죽박죽이 될 수 있는 계엄사태 관련 헌재 탄핵심판과 형사재판들에 대해 우려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홍준표 시장은 글 말미에서 "한 사람의 나라 농단으로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엉망진창이 돼 간다"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시발점이 됐다고 비판하는 뉘앙스를 견지했다.

앞서 홍준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두고 "위험한 병정놀이를 했다"며 '나라 농단'과 비슷한 '병정놀이(나라 전체 대상 계엄령 선포)'라는 표현으로 꼬집은 바 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파면시 곧바로 진행될 조기대선 출마 의사를 보수 잠룡들 중 선제적으로 나타낸 바 있다.

즉, 이 글에서는 조기대선 시 잠재적 경쟁 상대인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면서, 조기대선 성립의 요건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 농단'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빼놓지 않은 맥락이다. 시쳇말로 '일타쌍피'인 셈.

다만, '한 사람의 나라 농단'이라는 표현 속 '한 사람'은 글 맨 앞에 쓴 실명인 이재명 대표라고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1월 3일 오후 6시 39분 작성 페이스북 글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12월 24일 오전 8시 50분 작성 페이스북 글

▶홍준표 시장은 전날인 3일 오후 6시 39분쯤 쓴 페이스북 글에서는 그날 헌재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 국회 대리인단이 형법상 내란죄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부분을 재판부 권유로 철회키로 한 걸 두고 "그렇게 하려면 변경된 내용으로 또다시 국회의결을 받아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탄핵 때는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소추 변경서 의결 절차 없이 엉터리 헌재 판결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 경고했다.

이어 이튿날 추가로 관련 문제점을 언급한 맥락이다.

홍준표 시장은 하나의 주제, 소재, 인물 등을 정해 릴레이로 페이스북 글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尹 탄핵심판 내란죄 철회'를 향후 페이스북에서 지속해 다룰 소재로 지목한 뉘앙스가 엿보인다.

이보다 앞서서도 홍준표 시장은 지난 2024년 12월 24일 오전 8시 50분쯤 페이스북에 쓴 탄핵심판 관련 글에선 "헌재 심판과 형사 절차가 병존할 때에는 형사 절차는 정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는 최근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법 제51조(심판절차의 정지)를 언급한 바 있다.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이 경우 변경된 내용으로 국회 의결을 재차 받아야 한다는 게 홍준표 시장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