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측 '尹 내란죄 철회'…"탄핵 심판 성립하지 않아" 반발

입력 2025-01-04 12:55:38 수정 2025-01-04 13:05:02

3일 변론준비기일서 국회 '비상계엄 헌법 위반 여부만 판단' 요구
尹 변호인단 '내란죄 헌재 판단 이뤄져야, 탄핵 심판 성립' 주장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 주재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 주재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배보윤(왼쪽), 배진한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배보윤(왼쪽), 배진한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야당 주도의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킨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나서면서 파장이 거세게 일고있다.

4일 여권과 법조계는 국회 측 '내란죄 철회' 입장과 관련해 "탄핵 심판은 내란죄 성립이 토대인데,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으면 탄핵소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날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수명재판관인 이미선, 정형식 재판관은 쟁점 사항과 증거 목록을 추가로 정리했다.

국회 측은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 혐의의 유무죄 판단은 형사 법정에서 진행되고 입증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이 형법 위반 여부에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헌법 위반에 대한 사실관계로 다투겠다"고 했다.

이는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내란 혐의는 제외하고, 탄핵심판을 형사재판과 분리해 헌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다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14일 통과시킨 탄핵소추 의결서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선포를 통해 '군대와 경찰을 동원, 무장 폭동하는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탄핵소추의 핵심 사유 중 하나를 내란죄로 규정한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 측과 여권에선 내란죄 철회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는 형법상의 범죄이지 헌법상 범죄가 아니다"며 "국민의 관심사도 내란이 있었는가 여부이다. 실질적으로 내란죄를 평가하지 않고 탄핵 여부만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주요 사유가 내란죄이므로 이에 대한 헌재 판단이 이뤄져야 헌법상 탄핵 심판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즉각 반발했다. 국회 측이 탄핵 사유의 핵심인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헌재 심판 재판부가 탄핵 인용을 예단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주진우 의원은 의원들의 탄핵 찬성 판단 기준이 된 것이 '탄핵소추서'라며 "핵심 탄핵사유가 철회됐다면, 국회의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는 헌법상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내란죄 철회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당기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거세다.

헌재에서 내란죄를 다툴 경우 증인 심문 등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결국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NS에서 "당연히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재표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백한 국민 기만이자 민주주의 유린"이라며 "내란죄를 외치며 국민을 선동해놓고, 이제 와서 탄핵 사유에서 빼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스스로 내란죄가 아님을 자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