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보다 짧은 대구공항 활주로, 대형사고에 취약한가?

입력 2024-12-30 17:20:06 수정 2024-12-30 17:21:29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연합뉴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연합뉴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짧은 활주로가 꼽히면서 이보다 활주로가 더 짧은 대구국제공항 안전에 관심이 쏠린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호남권 유일 국제 거점 공항 무안공항 활주로는 길이가 2천800m로 인천국제공항(3천700m), 김포국제공항(3천600m), 인근 광주공항(3천m)보다 짧다.

대구공항의 경우 무안공항보다 활주로 길이가 짧은 곳이다. 이곳 활주로는 모두 2개로, 주 활주로 길이는 2천755m, 예비 활주로는 2천743m이다. 새로 개항할 대구경북(TK)신공항 활주로 길이는 3천500m로 비교적 긴 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고가 난 기체인 보잉 737을 운영하기에는 무안공항 착륙장 길이는 짧지 않으며 넉넉한 수준이다. 다만 활주로 끝부분에 있는 둔덕은 사고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 공항 활주로 길이는 이륙에 중점을 둬서 계산한다. 착륙에 대비해 연료 용량 등이 많아 기체가 보다 무겁기 때문에 이륙은 활주 길이가 더 길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 이륙 중량을 기준으로 분석을 하며, 기종 제작 매뉴얼에 악조건을 분석해 반영하는데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구공항의 경우 기체 날개 폭이 45m 이상인 D급 항공기까지 들어올 수 있다. 제주국제공항의 경우 날개 폭이 52m 이상인 E급 항공기까지 착륙할 수 있다. 이번 무안공항 사고 기체의 경우 C급 항공기에 해당한다.

하성영 경운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활주로가 더 길었으면 사고 규모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있지만, C급 항공기가 착륙하기에는 충분한 활주로였다"며 "다만 활주로 방향을 지시하는 역할을 하는 착륙 장치 중 하나인 '로컬라이저'를 향하는 중간에 둔덕이 있으면 착륙 장애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공항 측은 활주로 길이는 비행장을 애초 설계할 때 어떤 기종을 주력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따라서 정한다고 설명했다. 주력 운영 기체가 작은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활주로를 길게 만들어 놓으면 비용만 많이 들고,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대구공항 관계자는 "지방 공항인 대구, 청주, 무안 공항 등은 C~D급 기체가 들어오는 공항들이어서 그 기준에 맞춰서 운영하고 있다 보니 다른 큰 공항에 대비해서는 활주로 길이가 짧다"며 "대구공항에서 취항하는 항공사 기종으로 봤을 때는 활주로 길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