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 금호강 옆 대구공항, 버드스트라이크 위험 없나

입력 2024-12-30 16:39:27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 제공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 제공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추정되는 가운데, 대구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대구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2019년 10건, 2020년 5건, 2021년 6건, 2022년 8건, 2023년 7건, 2024년 8월까지 2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공항 운항편수가 10만5천837건임을 감안하면 약 2천800회 마다 한차례씩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셈이다. 대구공항의 경우 금호강이 인근에 있어 왜가리와 가마우지, 오리 등 철새가 적잖아 조류 충돌 위험이 비교적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공항의 경우 국내 주요 공항 대비 조류 충돌 사고율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김포공항의 경우 5천410회 당 한차례, 제주공항은 4천656회 당 한차례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의 경우 같은 기간 운항편수 1만1천4건 중 조류 충돌 10회가 발생해 1천725회마다 조류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공항은 조류 충돌 발생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여지는 없다며 사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공항은 지금까지 조류 충돌로 인한 회항·결항 및 피해 사례는 없으며 사체를 치우느라 약간의 지연이 발생한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공항 측은 주변 조류 서식지 관리를 위해 조류 유인 시설인 금호강 내 조류 서식지 변화, 조류 종 변화 등을 연 2회 점검하고 있다.

군공항과 같이 있는 대구공항 특성상 공군에서 조류퇴치팀을 운용하고 있는 점이 사고 방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대구공항은 조류 충돌 방지에 민군 합동으로 25명의 인력을 투입해 대응 중이다.

실제로 11전투비행단에서는 조류가 싫어하는 무선폭음경보장치를 매일 12시간 가동해 민항기·군용기 관계 없이 운용하고 있다. 11전비는 대구공항 활주로에 5명 이상의 군 인력을 투입해 군용기 운항 전에는 차량, 총을 이용해 새를 쫓아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오는 2030년 개항을 앞둔 대구경북(TK) 신공항에도 조류 충돌 대책 수립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국토부 전략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공항 부지 인근 조류 서식지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운영 충돌예방 대책을 수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