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환경 열악·잦은 기체 결함? 제주항공 "이상 징후 전혀 없어"

입력 2024-12-29 20:07:59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사상자가 크게 발생한 가운데, 이번 참사가 기체 및 정비 결함에 따른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에 이틀 전 탑승한 승객들은 SNS 등에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시동이 몇차례 꺼지는 현상이 있었다"고 했다.

승객들은 "시동이 몇차례 꺼져 불안해 승무원에게 이야기했는데, 별문제 없다는 반응이었다"며 "비행기는 이후 공항 문제로 1시간 지연된 뒤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으며, 기존부터 기체 결함이 잦았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2월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항공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고 적었다.

항공 정비사들이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타 항공사 대비 무리한 업무를 담당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원래부터 기체 안전이 위태로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주항공 정비사라고 밝힌 B 씨는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하며,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비행기 정비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제주항공 직원 C 씨는 블라인드에 "어제랑 오늘 새벽에 걸쳐서 (정비 사고가) 벌써 3건인데 직원분들 고생 많으셨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2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정비 프로그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고 이 (사고) 항공기에 이상이 있었던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정부 기관의 조사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해당 항공기의 사고 이력에 대해선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대해선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 문제를 급선무로 하고 있다"면서 "(탑승객은) 광주, 무안, 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파악되는데 (유가족 중) 서울에서 이동 요청이 있으면 별도 교통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