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마저 탄핵시키다니…野, 탄핵 공세에 행정부 무력화 현실화

입력 2024-12-29 14:58:57

한덕수 대행 탄핵·최상목 대행 체제로 전환…헌정 사상 초유
韓, "합리적 반론 대신 29번째 탄핵…다음 세대 위해 안타깝다"
野, '말 안 들으면 최 대행도 탄핵'…與, "정부붕괴 시도 강력 규탄"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대응을 위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대응을 위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거대 야당의 잇따른 탄핵 추진 등 정국의 혼란이 연말연시를 맞은 대한민국 국민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대통령, 국무총리, 다수 정부부처 장관들이 거야(巨野)의 탄핵소추 혹은 사퇴 등으로 공석인 가운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한 항공기 사고까지 발생하며 무력화된 행정부의 현실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범야권의 주도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행정부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까지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삼권분립된 대한민국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행정부는 초유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로 비정상 운영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자신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안으로 답한 것을 제 개인의 거취를 떠나 이 나라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거야는 지난해 2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심판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총 29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13건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헌정사상 총 16건의 탄핵심판 가운데 13건이 윤 정부 인사 탄핵소추로 몰렸다.

문제는 거야의 탄핵 공세가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최상목 대행 역시 헌법재판관 3명 임명과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하겠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후 다음 순서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넘겨받게 하는 등 거야에 협조하지 않는 국무위원은 연쇄로 탄핵시키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지난 28일 논평에서 "한 총리 탄핵은 요건도, 의결정족수도 충족하지 못한 졸속 탄핵으로서 원천 무효"라며 "민주당의 정부 붕괴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