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알아서 내려오라" '탄핵 응원봉' 든 탄핵 찬성 집회 시민들
'권한대행 탄핵' 격앙된 탄핵 반대 집회…'尹 복귀' '탄핵 무효' 주장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사상 초유의 '대(代)대행' 국정 운영이 현실화된 가운데, 올해 마지막 주말인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는 탄핵 찬반 집회로 달라올랐다.
이날 탄핵 찬반 집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500미터 간격을 두고 북쪽엔 찬성 측이,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남쪽엔 반대 측이 자리를 잡으면서 남북으로 대치하는 양상으로 펼쳐졌다.
◆찬성 측, '尹 버티기 전략' 우려…헌재에 '즉각 탄핵' 요구
헌법재판소가 있는 경복궁 앞에는 오후 5시 1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3만5천명, 주최 측 추산 50만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무대를 설치하고 윤 대통령 즉각 체포·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날 오후 4시부터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파면하라'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영하로 떨어진 쌀쌀한 기온에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점퍼와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집회에 참여했다.
직장인 이지연(24)씨는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산을 넘어 헌재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빨리 나오면 좋겠는데, 더디고 답답해서 나왔다"며 "윤 대통령은 버티기 전략 쓰지말고 생각이 있으면 알아서 내려오시라. 이 많은 시민들을 이 추운 길바닥에 매주 나오게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작가 최모(56)씨는 "윤석열 파면, 국힘 해체가 정답"이라며 "내란을 일으킨 원인 제공자인 윤석열과 그 일당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가 탄핵"이라고 했다.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봉을 손에 든 권혁신(56)씨는 "딸의 NCT 응원봉을 몰래 가져와 스티커를 붙였다"며 "한덕수 대행이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등 일 처리를 제대로 안 해 화가 난다"고 했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스티커, 방한 용품, 음식 등을 집회 장소 일대에 무료로 나눔했다. '대통령 없애드립니다' '내란범 일시소탕 보장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받은 김모(25)씨는 "없애 준다니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체포"를 외치고 태극기를 받은 이석환(46)씨는 "윤석열을 빠른 시일 내로 체포해야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등장하는 캐릭터 옷을 입은 시민도 등장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탄핵 표결이 이뤄진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에 참석했지만 이제는 경복궁 앞 집회에 오고 있다"며 "사실 많이 추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시키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보면서 견디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비공식 참석했다.
◆반대 측, 잇따른 野 주도 탄핵에 격앙…"尹 돌아와라" 주장
도보로 약 500미터 떨어진 세종대로 일대에선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이 오후 1시부터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5시 1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5만명, 주최 측 추산 300만명이 자리했다.
참가자들은 '계엄 합법' '탄핵 무효'가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를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지킨다" "탄핵은 무효다" 구호를 외쳤다. '부정선거가 내란이다'라고 적힌 깃발도 휘날렸다.
이날 오후 4시 무렵 시작한 본 행사에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연단에 올라 대통령과 총리 등이 탄핵 당한 데 대해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막지 못했다"며 "저를 비롯한 의원들이 무능함을 탓해야 한다"며 큰 절을 했다.
참석자들은 입법부를 장악한 야권이 탄핵안 발의 등으로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 남구에서 온 김덕순(65)씨는 "대구 남구서 투표 용지를 바구니로 옮기는 것 목격했다"며 "부정선거로 국회의원된 사람 찾아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옹호했다.
인천에서 온 고하균(68)씨는 "민주당의 잇따른 국무위원 탄핵은 결국 이재명 대표 수사 방해를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29번 탄핵"이라며 "총 든 것만 내란인가, 의회 폭력으로 국정이 마비 됐다. 검찰의 방범·범죄 관련 특활비 삭감한 게 국회 내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중앙지검장과 감사원장도 탄핵했다"며 "당 대표라고 해서 공직선거법 수사 2심까지 2년 넘게 걸리는 게 맞느냐"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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