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국적 인기
국정과제 문화예술허브 건립은 혼란
임윤찬·로제 등 세계 홀린 K-음악
쉼 없이 달려온 2024년, 대구를 비롯해 국내 문화예술계는 다채로운 소식으로 채워진 한 해를 보냈다.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자부심을 안겨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비롯해, K-팝의 세계적인 영향력이 여전히 굳건함을 목격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새로운 문화예술시설에 갈증을 느끼던 시민들이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으로 인해 문화 향유의 즐거움을 누렸으나, 정작 예술인들은 계속되는 예산 삭감 등으로 한숨이 깊어진 한 해였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9월 3일, 대구간송미술관이 마침내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대구미술관 옆에 자리한 대구간송미술관은 6개 전시실과 도서자료실, 보이는 수리복원실, 강당 등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경관이 뛰어난 야외 박석마당과 수공간에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관 기념 전시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에는 미인도,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국보·보물 97점이 출품돼 큰 인기를 끌었다.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로 주목 받으며 개관 72일만에 누적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했고,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한국관광의 별' 신규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2기 출범
2022년 10월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2대 원장 및 본부장들을 선임하며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박 원장은 취임 이후 인터뷰에서 "유례 없는 문화예술기관 통폐합 이후 물리적인 결합에 힘을 쏟아왔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겠다"며 "그러한 성과를 위해서는 조직 안정화가 필수"라고 말해,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지난 9월에는 직원 노조(전국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지회)가 설립돼, 직원들이 의견을 모아 문예진흥원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
◆대구 문화예술허브 건립, 혼란의 연속
대구시가 지난해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문화분야 국정과제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부지를 옛 경북도청 후적지(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달성군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결국 무산됐다. 대구시는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지 변경안을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최종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도 높다. 현재 문체부는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남아 있다. 불안정한 정국과 건설 단가 상승 등 악재 속에서 7천600억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계속되는 문화예술계 예산 삭감
대구시가 세수 부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문화예술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단체 규모에 상관없이 2년 연속 예산이 삭감돼 지역 문화계에 앓는 소리가 더해졌다.
대부분의 협회·단체는 보조금이 지난해 30% 깎인 데서 또 30%가 줄어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더욱이 내년에 또 예산 삭감 소식이 이어지며 문화예술계 한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극단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평화' 질주
힘든 시기에도 지역 극단의 저력은 빛났다. 극단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의 연극 '평화'가 제41회 대구연극제 대상 수상 후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출전해, 전국 16개 시·도 대표 참가팀들을 제치고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지역 극단이 대상을 수상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평화'의 질주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북마케도니아 벨레스에서 열린 2024 제21회 스토비 국제 고대 드라마 페스티벌에서 대상 격의 최우수 작품상인 그랑프리를 비롯해 4관왕을 달성했다.
◆한강의 기적…지역 서점도 특수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국 문인 최초를 넘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문학계 '경사'가 일어났다.
수상 소식 발표 이후 그의 책 판매량은 전날 대비 451배 늘었다. 대구에서도 대형 서점과 동네 책방을 막론하고 책을 구하기 위해 오픈 시간에 맞춰 책을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서점들은 한동안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그의 책은 국내 대형 서점가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미국·프랑스 등에서 책이 품절되는 등 해외에서도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그라모폰·빌보드 정상 찍은 K-음악
올해도 K-음악이 세계인들을 홀린 한 해였다.
클래식계에서는 임윤찬이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지난 10월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을 수상했다. 11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 시상식에서 '젊은 음악가' 로 선정되며 유럽의 권위 있는 음반상 양대산맥을 석권했다.
K-팝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세계인을 흥얼거리게 한 유행곡이 올해 또 한번 탄생했다.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듀엣한 '아파트(APT.)'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8주 연속 최상위권에 안착해 '고층 아파트'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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