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대진단] ① 왜 공영개발인가? '공자기금' 융자 시 10조 흑자 전환 전망

입력 2024-12-23 05:00:00

TK신공항 사업 '안정적인 재원 확보' 시급…공자기금 협의 필수
지난해 공자기금 운용 규모 323조원 규모…지방채 발행 지원에 2조6천억원
'기금운용계획안'에 TK신공항 건설 지정돼야
市, 전액 국비 투입 가덕도·제주2공항과 형평성 문제 제기도
3.5% 수준의 공자기금 융자로 사업성 대폭 개선

TK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TK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사업의 적기 착공과 2030년 개항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정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융자 지원 협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부 차원의 동력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일신문은 대구경북의 숙원이자 최대 현안인 TK신공항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공자기금 문제를 살펴보는 한편 TK신공항의 국가안보·균형발전 역할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담은 시리즈를 5회에 걸쳐 보도한다.

대구시가 TK신공항 건설 사업의 시행 방식을 지난 9월 민간 주도에서 시 주도의 공영개발 형태로 전환하면서 정부의 '공자기금' 융자 지원 여부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공자기금 융자 지원은 사업의 추진 동력을 얻을 결정적인 열쇠로 꼽힌다.

공자기금 지원은 법령 개정이 필요 없는 정부 차원의 정책 결정 사안에 속하기 때문에 대구시는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선 정부의 조속한 결단을 호소하고 있다.

◆공자기금이란?

공자기금은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을 통합 관리해 재정 융자 등 공공목적에 활용하고, 국채의 발행과 상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다. 지난해 정부의 공자기금 운용 규모는 총 323조원으로 지방채 발행 지원에도 2조6천억원이 투입됐다.

최종적으로 공자기금을 지원받으려면 TK신공항 건설 사업이 정부의 '기금운용계획안'에 지정돼야 한다.

공자기금법에 따르면 공자기금의 융자계정으로부터 자금을 융자받아 사업을 수행하려는 중앙관서의 장(행정안전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다음 회계연도의 융자신청서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탄핵 정국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 1월 중에는 어느 정도 협의가 구체화돼야 한다는 게 대구시 입장이다.

대구시는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가덕도신공항과 제주제2공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국책사업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공자기금 융자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후적지 개발 수익으로 상환하는 구조인 TK신공항이 전액 국비를 투입하는 사업구조와 비교하면 국가 재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TK신공항 건설 사업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민・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기로 하고, 대구시는 지난해 5월부터 4차례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 참여에 총력을 쏟았다.

민간 참여자 모집 공모 결과, 국내 대형 건설사 10개사를 포함해 총 47개사가 의향서를 접수해 참여의향을 드러냈으나,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 여건 악화 탓에 현실적인 한계에 부닥쳤다.

민간기업과 금융권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규모에 따른 한계를 우려하는 데 이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공영개발'이 유일한 해법

대구시는 결국 사업 시행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

대구시 분석에 따르면 기존 SPC 방식은 사업비 전액을 민간 PF로 조달함에 따라 금융 이자가 총사업비의 46%(14조8천억원)에 달하는 반면 시 주도의 공영개발 방식은 공자기금을 융자 지원받아 추진하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기존 방식은 총사업비가 32조2천억원에 달했으나 공영개발 시 17조원으로 15조2천억원이 감소했다. 금융비용 역시 14조8천억원에서 3조1천억원으로, 무려 11조7천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기존 방식에선 7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 기형적인 사업 구조이지만, 공영개발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는 10조3천억원 흑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획기적인 사업성 개선의 중심에는 재원 조달 방식의 변화가 있다. 적용금리 7.8% 수준의 민간 PF조달이 아닌 3.5% 수준의 공자기금 융자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TK신공항 건설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신속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라며 "현 시점에는 정부의 공자기금 융자 지원에 대한 신속한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