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겨울철 교통사고 사망자 205명…대형 참사 잇따라
도로공사, AI 활용한 도로살얼음 관리시스템 가동 "선제적 대응"
전문가 "눈길운전 시 평소보다 2~3배 차간거리 확보해야"
겨울철 도로 살얼음이 대형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사고들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21일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당진 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한 사고는 충격적이었다. 25t(톤) 화물차가 도로 살얼음을 만나 미끄러지면서 주변 차량 4대를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호남고속도로에서도 비극은 되풀이됐다. 하루 전날인 20일 순천방향 내장산 나들목 부근에서 1t 화물차와 대형버스 등 8대가 잇따라 부딪혔다. 화물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도로 살얼음 공포는 일반도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원주시의 한 교차로에선 차량 53대가 추돌하는 대형 사고가 났다. 이달 2일 안성시 국도에선 1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눈과 도로 살얼음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 차량 미끄러짐 사고는 순식간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 AI 기술로 도로살얼음 잡는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고속도로 제설대책을 시행한다. 제설자재 26만t과 인력 2천479명, 장비 1천122대를 투입했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 사용량 대비 140%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주목할 점은 'AI 도로 살얼음 관리시스템' 도입이다. 이 시스템은 노면 온도와 습도 등 11가지 기상정보를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도로공사는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미리 파악해 예방 조치를 한다.
도로공사는 기상청과 협업해 '고속도로 전용 기상관측망' 구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국 노선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속도로 특성을 반영한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진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겨울철 폭설과 도로 살얼음으로부터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취약구간 안전시설 대폭 확충
도로공사는 도로시설, 사고 등 도로 살얼음 발생 확률이 높은 전국 결빙 취약구간을 대상으로 안전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염수분사장치, 결빙방지시설,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 등이 대표적이다. 노면온도 2도(℃) 및 대기온도 4℃ 이하, 강설·강우·안개·서리 등 기상악화 시 제설제를 예비살포해 도로 살얼음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계획이다.
특히, 많은 눈이 예상되는 강원‧서해안‧수도권‧충남 지역에는 소형 제설차를 운영한다. 이 차량은 사고 지점이나 지·정체 구간을 갓길로 통과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도로공사는 도로 살얼음 사고를 예방하는 조치와 함께 기상여건에 따른 대국민 홍보채널도 확대한다.
기상특보에 따라 교통방송, 도로전광표지(VMS) 등을 활용해 폭설 예보 지역 안내, 월동장구 장착, 본선 교통우회 안내 등을 운전자에게 전파한다. 교통 통제가 시행되면 즉시 인근지역에 재난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 겨울철 교통사고, 3년간 205명 사망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11월~이듬해 3월)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5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눈길운전 시 감속과 안전거리 확보를 강조한다.
평소보다 20~50% 천천히 달리고, 차간거리는 2~3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 특히, 그늘진 구간과 교량, 터널 출입구는 도로살얼음이 잘 생기는 구간이다. 이런 곳을 지날 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졸음운전 주의, 차량 내부 환기 필수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감속 시에는 브레이크를 나눠 밟거나 기어 단수를 낮추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게 좋다. 급가속이나 급제동은 피해야 한다.
차량이 미끄러지는 경우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야 한다. 반대 방향으로 조작하면 회전이 더욱 심해진다.
타이어 점검도 중요하다. 마모된 타이어는 접지력이 떨어져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월 1회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게 좋다. 강설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스노 타이어로 교체하거나 스노 체인 등 월동 장구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엔 추위 때문에 창문을 닫은 채 장시간 히터를 틀어 졸음운전 위험이 높아진다. 고온의 밀폐된 차량 안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뇌로 가는 산소량이 줄어들어 졸음이 쉽게 오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히터사용을 줄이고 주기적으로 창문을 내려 차량 안을 환기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졸음을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출 수 있다.
함진규 사장은 "기상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차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감속운전을 해야 한다. 월동장구 휴대 등 안전운전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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