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원태 잡고 보상 선수로 최채흥 내줘
선발진은 강화, 불펜 보강 작업은 못 끝내
FA 추가 영입? 트레이드 시도할 가능성도
프로야구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추가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애초 불펜을 영입하려던 삼성이 선발투수만 1명 잡아 불펜을 강화하려던 최우선 목표는 아직 이루지 못해서다.
삼성은 지난 6일 FA 계약으로 LG 트윈스 출신 선발투수 최원태의 손을 잡았다. 계약 조건은 4년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 4년 간 연봉 합계 34억원 및 인센티브 합계 12억원). 과다 지출이란 지적도 있었으나 토종 선발투수가 귀하다는 점에서 괜찮은 영입이라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출혈도 있었다. 최원태은 FA A등급이어서 삼성은 보호 선수 20명 외 1명을 보상 선수로 LG에 내줘야 했다. 삼성으로부터 보호 선수 명단을 받은 LG는 13일 투수 최채흥을 보상 선수로 골랐다고 발표했다. 군필에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좌완 투수여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게 최채흥은 아픈 손가락. 대구상원고와 한양대를 거친 최채흥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빛을 발했으나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은 올 시즌 1홀드, 평균자책점 6.30에 그친 최채흥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뺏고, LG가 데려갔다.
최원태을 영입하면서 삼성은 남부럽지 않은 선발투수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꾸준했던 데니 레예스, 토종 에이스이자 올 시즌 다승왕(15승)인 원태인, 신예 좌완 선발 이승현에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아리엘 후라도와 최원태가 가세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하다고 봤던 불펜 보강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베테랑 오승환과 지난 시즌 후 합류한 김재윤, 임창민이 버티며 팀 불펜 평균자책점 2위(4.97)에 오르긴 했으나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흔들렸다. 이들 필승조의 체력 부담이 커진 탓이다.
내년이면 오승환이 43살, 김재윤이 35살, 임창민이 40살. 이름값에 걸맞게 경험들이 많지만 지치기 쉬운 나이다. 강속구를 뿌리는 김윤수, 군 복무를 마친 이재희 등 젊은 기대주들이 있지만 필승조에 넣기엔 아직 물음표가 달린다. 황동재는 선발 진입 경쟁을 해야 하는 자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지광은 전반기에 복귀하기 쉽지 않다.
이종열 삼성 단장도 최원태를 영입한 뒤 "불펜 보강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지갑을 닫고 FA 시장에서 철수한 건 아니란 뜻. FA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트레이드를 통해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 삼성은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외야수 자원이 많다.
아직 FA 시장에 남은 불펜 자원은 있다. B등급인 임기영과 이용찬, 보상 선수가 필요 없는 C등급 문성현이 그들. 장현식과 김강률은 이미 LG가 데려갔다. 이들 셋 모두 올 시즌 성적이 다들 기대에 못 미친다. 삼성의 눈높이에 맞을지는 의문인 가운데 삼성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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