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제 릴레이, 대구시민도 동참…커피·간식 나눠
촛불 대신 각양각색 응원봉 지참
재치있는 문구 담은 깃발도 늘어나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와 달라진 집회 풍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고, 재치있는 문구를 담은 깃발을 흔드는가 하면, 이른바 '선결제 문화'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14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CGV대구한일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각양각색의 '응원봉'이 들려 있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응원봉은 물론, 야구팀 삼성라이온즈의 응원봉에 LED와이어를 감거나 투명 돼지저금통 안에 조명을 넣은 '커스텀 응원봉'도 보였다.
여러 집회 참여 단체의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재치 넘치는 단체명을 담은 깃발들도 눈에 띄었다.
깃발에는 '탄핵에 구미가 당기는 구미시민모임', '고주망태 연합', '전국 주0일제 지지 협회', '탄핵하러 귀환한 SSS급 용사 모임' 등이 적혀 있었다. 실존하는 단체는 아니지만, 다른 집회 참가자들의 흥미를 끌거나 웃음을 주려는 목적에는 일부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30대 김모 씨는 이미 재미있는 깃발과 응원봉 여러 개를 발견해 찍어뒀다고 했다. 김씨는 "보면 재밌고 자기 개성 드러내기에도 좋은 것 같다. 언젠가 하나 만들어 보고 싶어서 참고용으로 찍어뒀다"며 웃었다.
같은 시각 집회장소 인근 중앙로역과 동성로 일대 카페에서는 길게 늘어선 줄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시작에 앞서 '선결제'된 것으로 알려진 점포들에 집중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이다. 선결제 문화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동참하면서 더욱 확산하고 있다.
선결제 매장과 남은 음식 수를 알려주는 온라인 홈페이지까지 등장했다. 대구의 경우 이 사이트에서 이날 대구 중앙로역과 반월당역 사이에 있는 약 10개 점포가 선결제에 응했다. 커피와 디저트 130여 개가 마련된 카페가 있는가 하면, 한 식당에는 100만원 어치 우동이 준비돼 있었다.
친구와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고등학생 양모 군은 따뜻한 커피를 나눔 받았다. 양군은 "같이 온 친구가 '이런 것도 있더라' 알려줘서 카페에 왔더니, 진짜 커피를 주셨다"며 "날씨가 추워 걱정됐는데, 어른들에게 배려 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젊은 세대의 집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엄중하기만 했던 집회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규모 집회가 있는 날이면 늘어난 유동인구에도 분위기 탓에 매출 감소를 겪어야 했던 자영업자들도 이런 변화를 반기는 눈치다.
이날 중앙로역 인근의 한 카페 점주는 "예전에는 주변에서 집회를 하면 시끄럽고 부산하니 손님이 줄었다. 그런데 선결제 문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곳도 생겼다"며 "집회 분위기가 밝아보여 좋다. 우리끼리 하는 집회인데 굳이 살벌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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