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규 신부 강론 "윤 대통령,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으로 사익 추구"
대구대교구 성직자·신자들, 반월당역까지 탄핵 촉구 거리 행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대성당에서는 13일 오후 7시 30분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대구 시국미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시국미사는 사제와 수녀 등 성직자와 신자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원로 사제인 원유술(야고보) 신부의 주례로 봉헌됐다.
이날 강론은 성용규(도미니코) 신부가 맡았다. 미사 주제는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성경 마태복음 11장 12절 말씀으로 진행됐다.
강론에 나선 성용규 신부는 "비상계엄이 발표된 지난 3일 맨몸으로 차가운 쇠붙이들을 밀어낸 시민들 덕분에 간발의 차이로 우리 사회는 큰 불행을 피할 수 있었다"며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이 됐을까 생각해보니 우리 고향 대구경북과 또 천주교대구대교구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가 과거 3·1운동, 일제식민기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 독재시기 등 고난의 시기에 종교의 정체성을 살려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보다 세상과 타협하고 편한 길을 걸어왔다며 자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성 신부는 "우리 토양에서 자라난 대구경북의 정치인들이 '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다', '탄핵은 헌정 질서의 중단이니 질서 있는 퇴진을 해야한다', '준비가 덜 됐으니 국회 표결을 늦춰달라' 등의 거짓말을 밝은 대낮에도 뻔뻔히 하고 있다"며 "이들은 전쟁이 나거나 사람이 죽든 말든 오직 자신들의 사익만 추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 신부는 "모든 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자 대통령에게 우리 주권을 위임했는데, 위임받은 주권으로 사익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 돼있다"며 "이는 사회계약과 헌법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미사를 마친 뒤 사제와 수녀, 신자들은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계산성당에서 시작해 반월당역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에 나섰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천주교대전대교구를 비롯해 광주대교구, 제주교구, 대구대교구까지 4개 지역에서 시국미사를 진행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대교구가 설립된 1911년 이후로 대구대교구가 공식적으로 시국미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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