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사무실에 붙여진 "내란 동조" 항의 쪽지…지문 분석해 보니

입력 2024-12-10 16:30:21 수정 2024-12-10 17:09:49

영천 거주 여고생이 24장 쪽지 한장마다 한글자씩 부착, 10일 경찰 면담 후 불입건 종결
"범죄자 된 것 같아 불안·불쾌" VS "처벌 안 원해, 최소한 신원 알고 싶을 뿐"

영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DB
영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영천에 사는 한 여고생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사무실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다가 경찰 면담 조사를 받았다.

10일 영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A(19)양은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오후 8시쯤 영천시 완산동 이 의원 지역 사무실 출입문 왼쪽 현판에 탄핵 불참을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다.

쪽지는 모두 24장으로 "내란 수괴범에 동조한 당신, 국민의 편은 누가 들어줍니까?"로 한장마다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후 A양은 9일 영천경찰서로부터 출석 요청 전화를 받고 10일 오후 2시쯤 경찰서 외부에서 부모와 함께 1시간 정도 면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A양은 "경찰이 국민의힘 영천시당협 관계자 신고를 받고 쪽지 지문을 분석해 (저에게) 연락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범죄자가 된 것 같아 불안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 영천시당협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이날(7일) 오후 11씨쯤 연락을 받았다"며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당 사무실 입구에 누군지도 모르는 인사가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신변 위협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보여 다음 날(8일)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을 원하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신원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영천경찰서는 "신고가 접수됐으면 (경찰은) 확인을 해야 한다"며 "A양이 기물이나 재물 등을 손괴한 것이 아니어서 불입건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