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상황이 세계적 인공지능(AI) 시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대만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1조 달러 가까이로 벌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이 계엄 사태로 정치적 혼란에 빠져들면 대만에 더 뒤처질 위험이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만 주요 주가지수인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해 2009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2,655.28에서 지난 6일 2,428.16으로 8.5%가량 하락, 주요국 지수 가운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계엄 혼란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4∼6일 코스피는 2.8% 하락한 반면 이 기간 자취안지수는 약 0.7% 오르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간판 기업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79.6% 오르면서 대만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애플 등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며 공급망 생태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31% 하락한 5만4천100원을 기록, '5만전자'로 떨어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AI 분야 주력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경쟁에서 뒤처진 상태로, 아직 엔비디아에 5세대(HBM3E) 제품을 대규모로 납품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대만은 TSMC 이외 기업들도 AI 분야에서 선방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대만 지수에서 AI 관련 기업 40여곳의 비중이 73%에 이른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 이 비중은 33%로 아시아 2위이지만 대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대만 모두 (미국의) 관세에 노출되어있지만, 대만의 경제 펀더멘털이 더 단단하다"면서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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