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맞아 늘어난 집회 참가자…경찰 "2천500명"vs주최 측"2만명"
'김건희 특검' 부결, 여당 의원 집단 퇴장에 현장선 탄식
국민의힘 대구시당까지 행진 이어가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인 7일 오후, 대구에서도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국회 표결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본 시민들은 탄핵 부결 가능성이 커지자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 항의행진을 이어갔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 조직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는 7일 오후 대구 중구 CGV 대구한일 앞에서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공식적인 집회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였지만, 시민들은 오후 4시쯤부터 삼삼오오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된 국회 본회의를 함께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여명, 경찰 추산 2천5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경찰은 두 개 중대를 투입해 현장 안전 관리에 나섰다. 경찰 통제에 따라 착석하거나 줄을 선 집회 행렬은 옛 대구백화점 정문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현 정권을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현 정권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줬지만, 돌아온 건 비상계엄선포라는 비상식적 결단이었다는 것이다.
달서구에서 온 40대 이모 씨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뽑긴 했지만, 계엄령을 선포한 걸 보고선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주주의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집회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구에서 온 20대 임모 씨는 "평소에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집안 분위기에 따라 국민의힘에 많이 투표했었다"면서 "그런데 요즘 상황을 보니 대통령과 여당 모두에게 실망감이 든다. 후회하는 마음으로 집회 현장에 나왔다"고 했다.
탄핵 표결에 앞서 진행된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재표결이 부결처리되자, 현장에선 탄식과 야유가 나왔다. 일부 군중은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구호를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고, 옆을 지나던 시민 일부도 이를 따라 외쳤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나둘 퇴장하면서 탄핵 표결 성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본 집회가 시작됐다. 현장발언 구호 제창, 공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상록수, 아리랑, 일어나 등 공연되는 노래들을 따라 불렀다.
시민들은 오후 6시50분쯤부터 집회현장에서 3.3㎞가량 떨어진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행진이 시작된 직후 '김예지, 김상욱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열 중간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주최 측은 "행렬 선두가 수성세무서를 지날 때, 후미는 방천시장까지 왔다고 했다. 행렬 길이만 해도 1㎞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행렬 선두는 오후 8시40분쯤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도착했다. 건물 앞 4차선 도로를 빼곡하게 채운 집회 참여자들은 또다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당사를 둘러싼 경찰들에게 철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경찰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탄핵 표결 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주최 측 역시 표결이 끝날 때까지 해산하지 않고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대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핵 투표는 오후 9시20분 투표자 미달로 인한 불성립으로 종료됐지만, 오후 9시30분을 기준으로도 집회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집회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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