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회의 결의로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4일 전국에선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해 직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주요 시민단체와 노조는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 모였다. 이들은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밋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모였다. 대부분 중장년층이었으나 대학생부터 청년, 아이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퇴진 광장을 열자'라고 쓰인 손피켓과 촛불을 손에 들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시민대회를 진행하고 오후 8시쯤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했다. 주최 측은 "퇴근 시간을 피해 8시부터 행진하기로 경찰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경남에서도 대통령 퇴진과 내란죄 체포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남 4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5시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경남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병하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 대표는 "어젯밤 우리는 자격 없고 모자란 지도자의 위험성을 봤다"며 "국가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단결된 힘이 총칼보다 강하다는 것도 알았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비상계엄 사태에 보수 텃밭인 대구의 시민들도 거리로 나왔다. 이날 오후 5시 CGV대구한일 앞에서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 등은 '대구시민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첫 발언에 나선 임성종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은 "어제 이뤄진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 내란 행위고,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가족을 지키려 한 쿠데타"라며 "탄핵도 늦고, 지금 체포 구금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경북대학교 북문에서 출정식을 진행한 경북대학교 비상시국회의도 행진을 마치고 합류했다.
경북대학교 비상시국회의 대표 이형철 교수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회에 무장 군인이 투입됐으며, 이들은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기이하고 괴이하며 어이없고 황당함이 공포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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