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사상' 포항 아파트 화재 현장 "부탄가스통 없고, 인화성 물질 보관 통 발견"

입력 2024-12-04 17:43:01

경찰, 국과수, 가스공사 등 합동감식 4일 진행…조만간 분석 결과 나올 듯

4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 화재 현장에 관계자 외 접근을 막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배형욱 기자
4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 화재 현장에 관계자 외 접근을 막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배형욱 기자

21명의 사상자를 낸 포항 아파트 화재(매일신문 지난 2일 보도)의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이 4일 진행됐다.

이날 오전 11시쯤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자 14명은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 화재 현장에서 약 1시간 동안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이들은 현장에서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수거해 분석에 들어갔다.

이 물건은 인화성 물질을 담은 통으로 전해졌으며, 조만간 물질의 성분 분석 결과 등이 나올 전망이다.

이번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일각에서 '부탄가스 폭발'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현장에선 부탄가스통 또는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용기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 있었던 A(22) 씨에게서 아직 정확한 진술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고 대구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화재 당시의 상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삼양동산맨션 화재는 지난 2일 오전 11시 33분쯤 발생했다. 큰 폭발음과 함께 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있던 B(60)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A씨 등 B씨의 아들 2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은 다행히 약 1시간 만에 진화됐으나, 위·아래층 주민 18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연기흡입 등 부상을 당했다.

경찰 등은 이날 화재가 B씨의 방화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불이 날 당시 아들의 신고에서 '아버지가 방화를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불이 난 지 1시간 여 만에 내부가 전소한 점, '쾅'하는 폭발 소리가 나고 불길이 솟았다는 주민의 진술 등을 경찰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시신에 대해서도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합동 감식 결과에서 화재의 원인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 화재 현장에 관계자 외 접근을 막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배형욱 기자
4일 오전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 화재 현장에 관계자 외 접근을 막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배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