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용돈 빼고 다 오르네!…카카오값 등 원재료 오름세에 간식 물가 '쑥↑'

입력 2024-12-02 18:30:00 수정 2024-12-02 21:42:48

초콜릿·막대과자·커피…업체 "원자재 오름세" 기습 인상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은 1일부터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 해태제과도 이날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한다. 연합뉴스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은 1일부터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 해태제과도 이날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한다. 연합뉴스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후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서 초콜릿, 막대 과자, 커피 등 간식 물가가 오르고 있다. 이상기후에 업체들은 원자재 값이 오르면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리온은 1천원짜리 초코송이(200원 인상)와 3천원짜리 비쵸비(600원 인상) 등 13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10.6%로 집계됐다. 특히 홍콩 배우 고 장국영이 광고했던 투유 초콜릿은 30%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해태제과도 오리온과 같은 날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다. 1천원짜리 자유시간을 1천200원으로, 홈런볼은 1천700원에서 1천900원으로 200원씩 인상했다. 이밖에 초콜릿 제품 대부분도 인상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불가피하게 일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부로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실제로 코코아와 커피 국제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은 1톤(t)당 9천236달러로 1년 새 127%나 올랐다. 평년 대비 246% 높은 가격이다. 이처럼 코코아 가격이 오르게 된 것은 이상 기후로 인해 재배 면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른 것이다.

기후인플레이션은 전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커피도 벗어나지 못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11월 25일 기준 1t당 7천80달러로 1년 전 대비 86% 올랐다. 로부스타 커피는 같은 기간 5천158달러로 1년 전보다 107% 인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보이면서 지금 당장 커피 값을 크게 올리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가격 인상 조치에 들어간 업체들이 있다"며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연말부터 내년 초에 상당한 업체에서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기후가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자, 정부는 식품업계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에 대한 시장 상황을 공유하며,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