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라면·푸드페스티벌·야시장 축제 연이어 대박 행진…축제의 도시로 재탄생

입력 2024-12-04 15:10:44 수정 2024-12-04 19:01:11

노잼도시, 축제 불모지 오명에서 벗어나 타 지자체 벤치마킹 지역으로 우뚝
많은 관심 받으며 단순 지역 축제 넘어 경북, 전국에서 찾아오는 축제로 발돋움

경북 구미푸드페스티벌 삼겹굽굽존. 구미시 제공
'2024 구미라면축제'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가운데 흥행에 성공했다. 구미시 제공

축제 불모지로 평가받던 경북 구미시가 최근 잇따른 행사 성공에 힘입어 벤치마킹 대상 지역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잘 살린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진행되면서 "회색도시에 낭만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미시에 따르면 시가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대표적인 행사인 ▷구미라면축제 ▷달달한 낭만 야시장 ▷구미푸드페스티벌 등 총 3개의 행사에서만 구미시 인구의 약 1.5배에 달하는 58만명이 다녀갔다. 이는 구미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다른 축제까지 합치면 최소 7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낭만 가득한 구미' 행사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구미시 측 설명이다.

구미시는 이처럼 성공 스토리를 거듭하면서 그간 40만 인구 도시에 제대로 된 대표 축제가 없다는 오명도 벗고, 축제 도시로 거듭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경북 구미시가 운영 중인 달달한 낭만 야시장의 누적 방문객이 15만 명을 넘어섰다. 구미시 제공
'2024 구미라면축제'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구미역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구미시 제공

◆경북 넘어 전국으로 향하는 구미라면축제

구미라면축제는 지역 기업이자 국내 최대 신라면 생산 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이 있다는 점에서 기획됐다. 특히 다른 지역에선 흉내 낼 수 없는 '갓 튀긴 라면'에 '이색 라면'이 더해지면서 17만명이 찾는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축제에서 선보인 '지금 갓 생산된 라면 판매점'은 비가 온 첫날에도 7만9천개를 판매하는 등 축제 마지막 날까지 총 25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라면레스토랑 입구는 계속된 구름 인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100명씩 출입이 통제됐고, 1천개에 이르는 테이블도 대부분 가득 차 일부 시민은 서서 라면을 맛보거나 돗자리를 깔고 먹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라면축제 흥행 덕분에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뤄졌다. 2022년 첫 축제가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린 것과는 달리 올해 축제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구미역 앞 역전로 475m 구간에서 펼쳐지면서 3일 동안 15억원 규모의 지역 내 소비가 발생했고, 대중교통 이용률은 전주 대비 40% 이상 늘었다. 행사에 참여한 18곳 라면부스의 총 매출도 2억5천여만원에 달했다.

특히, 전체 방문객 17만명 가운데 48%가 타 지역에서 온 것으로 파악되면서, 구미라면축제가 경북을 넘어 전국 축제로 발돋움했다고 구미시는 분석했다.

경북 구미푸드페스티벌 삼겹굽굽존. 구미시 제공

◆도심 속 피크닉 즐기는 구미푸드페스티벌

다양한 음식과 콘텐츠로 방문객을 사로잡는 구미푸드페스티벌은 매년 색다른 주제로 성장하고 있는 축제로 평가받는다.

올해는 정호영 쉐프가 컨설팅을 한 '구미미식존', 도심 한 가운데서 가족‧친구 등과 분위기 있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삼겹굽굽존', 60여 가지 대표 메뉴를 선보인 '냠냠쇼케이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1㎞ 구간 송정맛길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는 150개 부스를 가득 채울 정도의 구름 인파가 몰렸고, 인근 음식점‧편의점 등에도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구미푸드페스티벌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보탬이 됐다.

구미시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3회째를 맞은 구미푸드페스티벌은 방문객이 늘고 있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올해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15만명으로 지난 2022년 5만명, 지난해 12만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페스티벌이 열린 송정동 일대 하루 평균 소비금액도 크게 늘었다. 특히 축제 직전 주말 대비 소비금액이 1.7배 상승하는 등 축제기간 총 소비금액은 13억원을 넘어섰다. 또, 방문객 중 지역 외 관광객 비율도 2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구미시가 운영 중인 달달한 낭만 야시장의 누적 방문객이 15만 명을 넘어섰다. 구미시 제공

◆시장 발칵 뒤집은 달달한 낭만야시장

여느 전통시장처럼 정체됐던 구미새마을중앙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4월부터 2개월여간 주말마다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 열린 '달달한 낭만 야시장' 덕분이다.

구미 달달한 낭만 야시장은 20여 곳 먹거리 점포에서 저마다 음식을 조리하는 냄새를 풍기고, 중앙 무대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버스킹 음악 소리로 어우러져 주말마다 인파를 불러 모았다.

행사장엔 육전, 불 막창, 초밥, 대학생이 만드는 음료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됐다. 대다수 방문객은 음식 가격이 대부분 5천원 안팎인데다, 가장 비싼 것도 1만원을 넘지 않아 '합리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구미시는 내년 '달달한 낭만 야시장'을 구미새마을중앙시장과 인동시장에서 동시에 개장해 방문객의 축제 호응도를 높이고 행사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그밖에도 구미시는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구미산단 페스티벌', '보세문화잔치장' 등을 열어 문화 불모지로 불리는 공단에 시민 주체가 되는 퍼포먼스, 지역작가 협업을 통한 참여 축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또, 15만명 이상이 찾는 '청춘, 금오천 벚꽃 페스티벌'을 열어 벚꽃 구경부터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구미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의 다양한 축제는 단순한 음식 축제를 넘어 구미를 알리는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며 "일회성 축제가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에 꾸준히 기여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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