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지병으로 세상 떠나고 가장 역할 해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어머니, 배우자는 외도
재혼 했지만…허리 협착증으로 직장 잃고 다시 이혼
생활고로 공과금·집세 수개월치 밀려, 하루 한 끼 겨우 먹어
삶에 풍파가 찾아오는 건 한순간이다. 한 번 꺾인 인생 곡선은 과거의 높이로 돌아오는 법이 없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치며 박진수(53·가명) 씨의 몸과 마음은 너절해졌다. 허리 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뒤 직장을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진수 씨. 단전과 단수는 일상에,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든 고난 속에서 진수 씨는 연락 끊긴 딸들과 우울증이 심한 아들, 그리고 청각장애가 있는 막내딸 걱정에 잠 못 이룬다.
◆배우자 외도로 이혼, 어머니 병원비로 힘들어
진수 씨는 팔공산 근처에서 6명의 형제자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과묵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자식들을 살뜰히 챙기는 어머니, 그리고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네 명의 누나와 남동생 하나가 진수 씨 가족 구성원이었다.
팔공산에서 식당을 시작한 부모님 지원으로 진수 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 지병이 있어 입퇴원을 반복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진수 씨는 일찍 취직하고 결혼해 집을 떠난 누나들을 대신해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에는 진학하지 않았고, 섬유공장을 운영하는 큰누나의 남편에게 커튼 원단 제직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진수 씨 어머니는 진수 씨가 일찍 결혼하기를 바랐다. 친구 소개로 만난 여자친구와 6개월을 연애한 진수 씨는 26살이 되는 해, 여자친구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진수 씨는 여전히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섬유 공장에서 일했고, 배우자는 진수 씨 어머니 식당 일을 도왔다. 부부 사이에 예쁜 세 아이도 태어났다.
막내가 돌이 지났을 때쯤, 고혈압과 당뇨를 앓던 진수 씨 어머니가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어머니 대신 진수 씨 배우자가 식당을 운영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진수 씨는 배우자의 외도 소문을 듣게 됐다. 진수 씨는 배우자의 일기장과 문자 내역을 보고서야 그가 식당 단골손님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였다.
진수 씨는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배우자와 이혼했다. 공장 일을 그만둔 진수 씨는 셋째 누나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식당을 도맡았다. 하지만 장사는 쉽지 않았고, 아이들을 키우는 데 돈이 상당히 드는 데다 쓰러지신 어머니 병원비도 감당해야 했다. 식당을 담보로 어머니 병원비를 내고 살림을 이어가려 했지만, 결국 돈을 갚지 못해 은행에 식당을 빼앗겼다.
진수 씨는 누나가 있는 칠곡으로 집을 옮기고 섬유 공장 일을 다시 시작했다. 평일 내내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최대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 그렇게 2년쯤 지났을까, 진수 씨에게 다시 한 번 사랑이 찾아왔다. 거래처에서 만난 여성과 2년을 연애한 진수 씨는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됐다. 둘 사이에 아들과 청각장애를 가진 딸이 태어났고, 진수 씨는 더 열심히 일해 가족들을 부양했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직장 잃어…매일 끼니 걱정
불행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진수 씨가 5년 전 갑자기 허리를 못 쓰게 된 것이다. 진수 씨는 병원에서 허리 협착증과 중증 고혈압·당뇨를 진단받았다. 입원 치료를 했으나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약을 매일 먹어야 했다. 하체가 계속 저리고 마비가 와서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였다. 진수 씨가 일을 못 하게 되자 집안 형편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어머니 병원비에, 여섯 식구 부양에, 장애가 있는 막내딸 치료비까지 감당이 되지 않았다.
집에 가스나 전기가 끊기는 건 다반사였다.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니 식비와 공과금만 매달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 누나들과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언제까지 타인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년 정도 어려운 생활이 반복됐고, 그러던 중 배우자가 진수 씨에게 이혼해서 수급자가 되면 아이들 밥이라도 먹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해왔다. 그렇게 3년 전, 진수 씨는 두 번째 이혼을 하게 됐다.
진수 씨가 대학생 셋째 아들과 함께 사는 집은 배우자 명의로 얻은 집. 수입원이 없다 보니 보증금으로 월세를 충당하다 소진하고 빚까지 쌓였다. 집주인은 진수 씨와 배우자에게 월세 독촉과 퇴거 독촉을 했고, 넉 달을 버티던 진수 씨는 동사무소 도움을 받아 지난주 월세 26만원의 인근 주택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돈이 없어 이사비도 아직 내지 못했다.
저축해둔 자산도 없고 통장도 압류돼 쓰지 못한다. 하루 한 끼나 겨우 먹고, 매일 같이 끼니 걱정을 했다. 지난 10월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이 된 진수 씨의 한달 수급비는 100여 만원. 하지만 병원비와 생활비, 공과금 등으로 고정 지출만 100만원이 넘는 진수 씨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막내딸 청각 보조 수술에 든 4천만원과 지인,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 2억원도 갚아야 한다. 진수 씨는 파산신청을 하는 데에도 수백만원이 들어 매일이 궁지에 몰린 기분이라고 했다.
진수 씨는 몇 번이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이들 생각에 그럴 수 없었다. 진수 씨에게는 우울증이 심한 셋째 아들과 고등학생, 초등학생인 두 아이가 있었다. 자신은 살 만큼 살았어도 아이들은 잘 컸으면 한다는 진수 씨는 오늘도 쏟아지는 걱정에 한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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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손주 둘 홀로 키우는 유선희 씨에 2,266만원 전달
거동 불편한 몸으로 가출한 자식이 떠넘기고 간 두 손주를 키워야 하는 유선희 씨(매일신문 11월 19일 10면 보도)에게 2천266만4천87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10만원 ▷달서구약사회10만원 ▷덕일약품(이병규) 2만5천원 ▷허정원 10만원 ▷강병모 3만원 ▷신종욱 2만원 ▷조혜란 2만원 ▷최선태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경진 1만원 ▷김종식 1만원 ▷박미화 1만원 ▷박순애 1만원 ▷배상영 1만원 ▷이현숙 1만원 ▷조금래 1만원 ▷조성연 1만원 ▷조현석 1만원 ▷이순덕 5천원 ▷조철제 5천원 ▷심금자 1천원 ▷'범물동김선우' 10만원 ▷'인연' 1만원 ▷'나중에더돕기' 1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단전 위기 공장에서 집안 살림 걱정하는 허윤서 양에 2,185만원 성금
어머니 가출과 아버지 암 투병 이후 고모 손에서 자라며 밀린 공과금 등 빚 걱정에 마음 졸이는 허윤서 양(매일신문 11월 26일 10면 보도)에게 46개 단체, 149명의 독자가 2천185만1천83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KB하드웨어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기태)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정진영) 10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한국타이어T(김정숙)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더리터토곡한빛병원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위브디자인(김영민)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채움행정사무소(김원일)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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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사랑' 10만원 ▷'불자정순화' '어려운시기돕고복나눔' '재원수진' '피땀눈물(로지스올)' '허윤서양에게' '힘내세요' 각 5만원 ▷'모두의행복건강재물' '김종구(010280)' '석희석주' '설맘' 각 2만원 ▷'돕기' 1만8560원 ▷'주변에감사복나누기' 1만4685원 ▷'돕는이' 1만1775원 ▷'돕기' 1만880원 ▷'돕는이' 1만180원 ▷'모두의행복건강돈안정' 1만20원 ▷'모두의안정평화행복' '수민' '어렵고힘든시기 돕기' '우리무진. 청안입니' '은빈' 각 1만원 ▷'돕기' '어려운시기돕고복나눔' '어려운시기일때돕기' '울적할땐기부복나눔' 각 5천원 ▷'돕고복받고나누기' 2900원 ▷'잔액돕기' 2원 ▷'잔액돕는이' 1원 ▷'잔액으로돕기' 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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