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달린 아기 화장실에 유기한 베트남 유학생…"키울 여력 없어"

입력 2024-11-30 07:28:41

경기북부서, 베트남 국적 유학생 구속 송치
갓난아기 가방에 넣어 화장실에 유기, 경비원이 발견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출산", 친부는 파악 중

경기 의정부의 한 지하상가 화장실에 갓난아기를 유기한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30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 혐의로 베트남 국적 여성 A(19) 씨를 지난 28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의정부역 지하상가 여자 화장실에 갓난아기를 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유기된 아기는 이날 오후 5시쯤 상가 경비원이 발견했고, 당시 경비원은 "화장실에 버려진 가방 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탯줄이 달린 채 움직이는 갓난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이송된 아기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상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를 특정한 뒤 의정부 내 거주지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올해 입국한 유학생으로,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내가 낳은 아기가 아니다"라며 출산과 유기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 영장실질심사에서 A씨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출산했고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어서 범행했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유기 당일 오전 9시쯤 본인 거주지에서 아기를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탯줄도 엉성하게 자른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측은 A씨가 임신 말기인 40주 차에 출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기의 친부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A씨는 아이의 친부에 대해 출국 전 같은 국적의 베트남 남성과 사귀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병원 및 지자체와 협의해 유기된 아기를 보호아동 시설에 맡길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명확하게 친부가 누구인지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조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